"혼자 있으면 꼭 찾는 집으로 가도 괜찮겠습니까."
370만 부산시민들의 장기 복지정책을 수립하고 지역 복지시설들의 발전을 이끌기 위해 지난 9월 문을 연 부산복지개발원 조경현 원장은 단골식당을 소개해 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이렇게 조심스레 답하며 취재에 응했다.
약속 시간을 정하고 기자가 복지개발원이 있는 부산시청 맞은편 국민연금관리공단 부산지사 건물 15층 사무실을 찾았다. 조 원장은 기자를 반갑게 맞으며 이런저런 복지관련 얘기를 나누다 낮 12시30분 가량 돼 식당으로 향했다.
그가 소개한 곳은 사무실 인근에 있는 '풍성한 회 식당'(051-865-4004)이란 상호를 걸고 있는 곁으로 보기에는 우리 지역에서 흔히 대할 수 있는 고마고만한 횟집이었다. 아직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음식점 안은 손님들로 분주했다.
언뜻 눈에 띄는 빈자리를 잡아 자리에 앉으면서 조 원장은 "이 집에는 회도 잘 하지만 장어 시래깃국밥이 일품이라 오늘 점심은 이것으로 먹자"고 제의하며 장어 시래깃국밥을 주문했다.
그는 "자연산 뱀장어를 재료로 사용해 영양가가 많고 담백해 월빙식품이 따로 없다"며 "생선을 싫어하는 사람도 쉽게 먹을 수 있고 뭐니뭐니해도 소화가 잘 돼 즐겨 먹는다"고 말했다.
음식 주문을 하자 곧바로 밑반찬이 상에 올라왔다. 고등어조림 꽃게장에 무채무침 미역무침 김치가 한눈에 정갈하면서도 깔끔하게 차려져 나왔다. 식당 주변을 고려할 때 까탈스런 직장인들을 상대로 하는 곳이긴 하지만 손님을 대하는 주인의 마음가짐의 일단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여기다 보기에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고 밑반찬들이 나름의 맛을 내며 손님의 입맛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꽃게장 등으로 젓가락질을 한창 하고 있는 사이 주문한 장어 시래깃국밥이 나왔다. 뚝배기에 담겨 김이 모락모락 나는 장어 시래깃국에 공기밥이 더해졌다.
숟가락으로 한 술 떠먹어 보니 보통의 시래깃국과 달리 입안 가득 고소한 맛을 풍겼다. 조 원장은 "이 집만의 비법인 들깨를 넣어 매우 고소한 맛이 나지요"라고 설명을 곁들여주었다.
이 장어 시래깃국은 공이 많이 들어간다고 한다. 다시마 파뿌리 멸치 새우를 넣어 국물을 우러낸 뒤 여기다 뱀장어와 무청으로 말린 시래기를 넣어 6시간 정도 끓여야 제맛이 난단다. 무청을 손으로 만지면 쉽게 부스러질 정도로 잘 건조시키는 것이 그 중 가장 신경이 많이 쓰이는 일이라고 한다.
밥을 국물에 만 그는 "국물에 말아 훌훌 먹어야 음식 먹는 것 같다"고 말하며 식성 좋게 먹은 뒤 기자에게 식당 벽면에 붙어있는 표어를 가리켰다. '저희 집 시락국(사투리)은 보약 달이듯이 끓입니다. 회 비빔밥은 낚시 고기로 해드립니다'. 식당 벽은 이 집 가족들이 직접 낚시하는 모습이나 고기를 찍은 사진 액자들로 장식돼 있었다.
조 원장은 식사를 마치고 사무실로 가면서 "속이 편한 데다 피로 회복에 좋아 보양식이 따로 없습니다. 가격도 저렴해 아침 점심 때 자주 찾으며 특히 혼자 식사 하게 되면 꼭 이 집을 이용한다"고 단골이 된 이유를 밝혔다.
'시래기를 어떻게 말리느냐가 중요하다'는 주인 말을 들어서 인지 식당에 들어설 때 눈여겨 보지 못했지만 나오면서 식당 주변에 널려 있는 무청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