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낙동강 제방의 낭만

특별한 가을서정

12㎞ 둑길따라 그윽한 詩心

황홀한 해넘이

1930년대

2006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6-09-14 15:35:58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1930년대
2006년















서산에 걸친 태양은 세상을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여 놓았다. 노랗고 붉게 변한 하늘을 점점이 수놓는 새들의 날갯짓이 처연하다. 낙동강 물살을 건너온 소슬바람이 온몸을 훑고 간다. 늦은 오후의 제방 둑길에는 이미 가을이 저만큼 와 있었다.

어느 가을해넘이가 아름답지 않겠는가마는 강서의 해거름도 꽤 진귀하다. 그 가운데 낙동강 강줄기와 8차선 공항로 사이의 제방 둑길에서 만나는 가을은 서정 그 이상이다.

둑길은 구포다리부터 명지IC까지 12km. 거의 직선에 가깝게 낙동강을 따라 곧게 뻗어있다. 조붓한 둑길 위는 벚꽃나무와 배나무 가로수들이 촘촘히 심어쳐 운치가 그득하다. 바람에 하늘거리는 가을 풀잎들도 공항로를 지나가는 운전자들을 매혹시킨다.

제방을 끼고 드라이브를 하다 보면 둑길 위로 언뜻언뜻 뭔가가 스쳐 지나간다. 강서와 낙동강에 관련된 노래비와 시비들로 제방의 잘 알려지지 않은 보석들이다

가장 먼저 이곳 출신인 작곡가 금수현의 '그네' 노래비가 금속 조형물과 함께 구포다리 인근에 세워져 있다. 다음으로 다목적운동장 입구에서 이은상의 '낙동강' 노래비를 만날 수 있다. 한참 지나 배재황의 '오막살이' 다시 이은상의 '고향길', 조지훈의 '완화삼'과 박목월의 '나그네' 등의 시비들이 차례로 고개를 내민다. 이주홍의 '엄마의 품'을 마지막으로 제방은 길을 닫는다. '나그네'의 시구 '강나루 건너 밀밭길을/술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은 일몰 때 읽으면 시심 속으로 빨려드는 느낌이다. 그밖에 독립유공자 조정환·이수강 선생의 흉상도 둑길에서 조우할 수 있다.

장장 12km의 곧은 둑길. 마라토너들이 가만둘 리 없다. 멀어지는 일몰을 배경으로 낙동강과 갈대숲을 끼고 땀을 흘리는 이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다만 바닥이 시멘트로 포장되어 LSD(가벼운 마라톤)는 무리가 없지만 대회나 전력질주 때는 부상의 우려가 있는 것이 흠이다. 그 외에 강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나 산보를 즐기는 사람들도 제방을 아름답게 꾸미는 소품이 된다.

둑길을 쉬엄쉬엄 달리던 50대 초반의 어느 회사원은 "강, 석양, 그리고 물새 등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달리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며 예찬을 쏟아 냈다.

제방에서 만나는 또 하나의 진객이 바로 철새떼. 강서의 낙동강 하구는 을숙도와 함께 이름난 철새도래지. 날씨가 선선해지는 가을부터 겨울까지 해마다 130여 종이 날아 든다. 초가을인 지금도 갈대숲 사이로 단아하게 서 있는 백로들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김해공항으로 안착하는 항공기의 웅장한 몸체를 가까이서 올려다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이다.

글 = 장재건 기자 jjk@kookje.co.kr

사진 = 김동하 기자 kimdh@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3. 3[시사난장] 풀숲에 버려진 ‘영도다리의 뼈’
  4. 4“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5. 5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6. 6“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7. 7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8. 8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9. 9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10. 10한화오션까지 동참… '조선사 빅3' 공동납품 체계 완성
  1. 1“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2. 2“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3. 3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4. 4[속보] 장동혁 “투표지 육안으로도 많은 문제…특검, 진실 밝혀야”
  5. 5[속보]한동훈, "李 정권 막는 명분 같이라면 '훈훈연대' 힘을 모을 것"
  6. 6李 비판 유시민에 김민석 “대응 불필요”
  7. 7李 대통령 지지율 1%p 하락 39%…민주 국힘 경합
  8. 8靑 “DMZ 지뢰폭발 사건 북한의 사과와 조치 요구”
  9. 9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10. 10국민의힘 곽규택 의원 등 동구 주요 당직자, 북항 돔구장 정부 공모 참여 환영
  1. 1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2. 2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3. 3한화오션까지 동참… '조선사 빅3' 공동납품 체계 완성
  4. 4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5. 5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6. 6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7조 역대 최대…반도체로만 106조(종합)
  7. 7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8. 8롯데, 영도대교 복원 인연 축제로 잇는다
  9. 9AI드론으로 참치 찾는 선박 부산 출항
  10. 10‘덕후 천국’ 부산에 떴다…롯데百 전국 첫 IP 전문관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3. 3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4. 4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5. 5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6. 6기말고사에 EBS 유사 문항, 처음 아니었다
  7. 7착취 당한 男 장애인 구조해도…부산엔 임시거처조차 없다
  8. 8전재수 시장, 명지소각장 폐쇄 결정…“생곡소각장과 별개”
  9. 9강서구, 부산시와 명지소각장 폐쇄 협약 체결
  10. 10검증 체계 없는 유가보조금…줄줄 샌다
  1. 1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2. 2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3. 3“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4. 4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5. 5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6. 6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7. 7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8. 8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9. 9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10. 10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우리은행
부산 야구장 미래는
“돔? 재건축? 미래가치 따져야” “전문가 주도적 역할 부여를”
부산 야구장 미래는
선수 공간까지 체험하는 돔투어…야구 테마 복합문화시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