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규격의 무주리조트 하프파이프에서 묘기를 즐기는 스노보더.

겨울은 역시 스키의 시즌.

슬로프를 쏜살같이 미끄러져 내려오는 스릴과

짜릿함은 리조트를 찾은 사람들만의 당연한 권리.

전국의 리조트들은 점차 늘고 있는 젊은층의

스키어와 보더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기

위해 다양한 시설과 상품으로 유혹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스키열차가 운행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저변이 늘고 있는 만큼 올해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찾아보자.



#가족형 무주리조트

눈이 많기로 유명한, 그래서 고사목에 핀 눈꽃과 설경이 단연 돋보이는 덕유산 국립공원 내에 위치해 있다. 부산서 3시간이면 도착 가능해 부산경남을 비롯한 남부권 스키마니아들의 전형적인 가족형 리조트.

무주리조트 야마가 슬로프를 내달리는 스키어와 스노보더들.

국내에서 유일하게 주 베이스(설천 만선)가 두 개인 무주리조트는 다양한 슬로프를 보유한 것이 특징. 국내 최장을 자랑하는 6.1㎞의 실크로드와 역시 국내 최고 경사도의 레이더스(평균 경사도 60%)도 무주리조트의 자랑.

덕유산 제2봉인 설천봉 정상에서 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실크로드는 표고차 820m로 난이도가 조화롭게 짜여져 있어 초·중급자에게 알맞은 코스. 만선베이스 최상단에 위치한 레이더스는 상단에 오르면 거의 직벽으로 느껴지는 아찔한 코스로 수준급의 스키어만 이용한다.

올해는 스키어와 보더를 위해 한층 시설을 업그레이드했다.

리프트 타기조차 두려운 왕초보를 위해 만선과 설천 두 곳에 무빙워크(일종의 컨베이어벨트) 3기를 설치했다. 또 슬로프 중턱에 두 개의 미드 베이스를 새로 설치, 사실상 4개의 베이스를 갖췄다. 만선의 카누베이스와 설천의 카누베이스가 그것으로, 이로 인해 난이도별 이용자가 차별돼 리프트 대기시간이 훨씬 줄어들었다.

강원도 횡성의 현대성우리조트.

지난해 국제 규격에 맞게 보강한 하프파이프는 트라이앵글 박스와 각종 레일 등 모두 7기의 기물을 추가로 설치, 명실상부한 보드파크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에 이어 하프파이프 무료 강습도 인기리에 진행중이다.

놓쳐선 안될 명소가 있다. 바로 덕유산 주봉인 향적봉. 2.7㎞ 거리의 곤돌라로 10분 정도 오르면 해발 1520m의 설천봉에 위치한 설천하우스. 여기서 분위기있게 차 한 잔을 마신 후 30분 정도 주목과 고사목의 상고대 터널을 오르면 해발 1614m의 향적봉.

이곳에서 향적봉대피소를 지나 중봉에 이르는 30분 정도의 능선길 눈꽃 트레킹은 선택사항. 1월1일에는 신년해맞이를 위해 오전 6시에 곤돌라를 운행한다. 1만원.

#한국 스키의 산역사 용평리조트

1975년 개장, 명실상부한 한국 스키의 메카이자 국내 최고의 슬로프를 자랑한다. 연평균 250㎝의 적설량이 말해주듯 설질 또한 탁월해 마니아들로부터 최고의 스키장으로 손꼽힌다.

지난 1998, 2000년 월드컵스키대회와 1999년 동계아시안게임 등 다년간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 스키의 본고장 유럽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홍콩 싱가포르 대만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총 31면의 슬로프와 15기의 리프트를 갖춰 성수기에도 여타 국내 스키장에 비해 대기시간이 월등히 짧은데다 슬로프끼리 연계되는 코스 설계 또한 큰 장점이다.

이와 관련 정영철 홍보과장은 "부산 등 남부지역의 열혈 마니아들은 리프트 대기시간이 짧고, 코스를 잘 이으면 30분 이상도 탈 수 있어 무주보다 용평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용평리조트의 자랑은 무엇보다 메가그린 슬로프. 중급자를 위한 국내 최대의 슬로프로 폭이 무려 180m. 성인남성 47명이 동시에 양팔을 벌리고 내려올 수 있을 정도. 리프트 또한 6인승 초고속이어서 대기시간이 거의 없다. 보더들을 위한 국제 규모의 터레인파크도 자랑이다. 미니파이프, 초보자용 램프, 레인보우 레일 등 다양한 스릴을 맛볼 수 있다.

동양 최대 길이(3.7㎞)의 곤돌라를 이용, 해발 1458m의 발왕산 정상에 18분 정도면 오를 수 있다. 이곳은 남이섬과 함께 일본에 한류열풍을 몰고온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 스위스풍의 건물 드래곤피크와 주목 상고대가 황홀할 정도로 아름답다. 조망도 빼어나 설악산 오대산 계방산 황병산 등 명산과 날이 맑을 땐 경포대와 정동진 등 동해바다도 한 눈에 들어온다. 1만원.

눈덮인 용평리조트의 리프트. 주변이 그림같이 아름답다.

#스노보드의 메카 현대성우리조트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스노보드의 메카. 이를 입증하듯 오는 2009년 국제스키연맹(FIS)이 주관하는 스노보드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릴 예정이고 이어 2014년 동계올림픽의 한국 유치가 확정될 경우 스노보드 전종목이 이곳에서 개최될 정도로 스노보드 면에서 차별성을 갖고 있다.

길이 150m, 폭 16.5m, 높이 4.5m의 올림픽 규격으로 리조트의 슬로프 정중앙에 시원하게 펼쳐진 거대한 슈퍼파이프가 이를 입증한다. 또 슈퍼파이프 바로 옆에는 파이프 전용 보드워크를 설치해 라이딩 후 파이프 상단까지 걸어 오르지 않고 편안하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게 했다. 올해부터 슈퍼파이프 조명시설을 대폭 확대해 야간에도 개방된다.

스키 슬로프도 스릴있게 꾸몄다. 중급자 코스의 웨이브와 모글이 바로 그것. 국내에선 처음 선보이는 웨이브코스는 말 그대로 파도타기식의 이색 슬로프. 높이 1m, 길이 20m의 비탈진 언덕 40개가 물결치듯 펼쳐져 파도를 타는 듯한 묘미를 느낄 수 있으며, 모글코스는 인위적으로 조성된 요철사면으로 울퉁불퉁한 눈더미가 쌓인 급사면을 통과한다. 규모 면에서 여타 리조트에 뒤지는 성우의 특화된 장점이다. 곤돌라를 타고 수리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리조트의 전경 또한 놓쳐선 안될 멋진 장면이다.

글 · 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