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하고 고상한 한복을 입은 여인이 아무렇게나 엎드린 채 눈썹을 그리고 있다. 허연 허벅지까지 내놓고. 또 다른 한복 입은 그녀는 게임기를 두드리느라 정신이 없고, 다른 여인은 일회용 가스레인지로 끓인 라면을 냄비뚜껑에 덜어 신 나게 먹어댄다.
김현정 작가가 '내숭'을 주제로 인물의 누드 위에 한지를 얇게 붙여 표현한 한국화 작품들을 선보였다. 넓은 한복의 치마폭은 그 안에서 어떤 비밀스러운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신비감마저 든다. 작가는 한복이 주는 고상함과 비밀스러움에 착안하여 고상함을 입고 전혀 고상하지 못한 행동을 하는 여성들의 '내숭'을 희화화했다.
작가는 "고상한 듯 한복을 차려입었지만 고상하지 않은 인물의 속이 반투명의 한복을 통해 훤히 들여다보인다. 그 속을 들여다본 관객이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 알아'라고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짓기를 바란다"면서 "내 작품은 단순히 여자의 내숭이 아니라 보통 사람의 보편적 욕구를 해학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9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중동 갤러리 아인 '김현정-그녀 내숭?' 전. (051)747-2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