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프로그램 스우파(스트리트우먼파이터)와 스걸파(스트리트걸스파이터)를 계기로 ‘춤’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콘텐츠로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부산의 한 대학에선 로봇에게 춤을 가르친다고 합니다. 수년째 춤을 학습한 AI 로봇은 인간 춤꾼들과 공연까지 훌륭히 해냈다고 하는데요.
로봇은 춤을 어떻게 배웠을까요. 어떤 공연을 선보였을까요. 국제신문이 만나봤습니다.
영산대 김태희(문화콘텐츠학부) 교수는 어린 시절 만화영화 ‘우주소년 아톰’을 즐겨보던 소년이었습니다. 성인이 돼서는 영국으로 유학을 가 로봇 공학자의 꿈을 이뤘습니다.
[김태희 영산대 문화콘텐츠학부 교수] “주로 저희(가 개발하는) 로봇은 상호작용을 하는 로봇입니다. 센서를 가지고 무언가에 반응하는 그런 로봇들이고요. 일반 산업용 로봇이 주어진 일만 반복을 하는 그런 걸 넘어서서 이제 우리 생활에 더 가깝게 다가오게 될 테고 그랬을 때 사람과 어떻게 교류를 할지, 사회 속에서 같이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그런 로봇들이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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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션 인식 로봇이 ‘마르의 의자’ 공연에서 무용수들과 함께 춤을 선보이고 있다. (주)지능디자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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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공학박사는 물론 예술학 석사 학위도 취득했습니다. 그가 만들어낸 AI 미러 로봇은 사람의 동작을 똑같이 따라 합니다. 몇 가지 동작을 인식해 자신만의 몸짓을 선보이는 모션 인식 로봇도 있습니다. 음악에 맞춰 스스로 춤을 추는 로봇도 한창 개발 중입니다.
미러 로봇은 모션 카메라를 활용해 숫자로 된 사람의 골격 정보를 얻습니다. 그 숫자를 보고 모터를 움직여 사람의 동작을 거울처럼 구현해냅니다. 모션 인식 로봇은 실제 무용수들이 표현하는 동작을 학습하고 딥러닝을 이용해 사람의 모션을 인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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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산대 해운대캠퍼스 내 연구실에서 미러 로봇을 테스트 중인 연구진. 이우정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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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 영산대 문화콘텐츠학부 교수] “우선 춤은 너무 재밌고요. 누구나 좋아하고 그래서 흥미를 끈다는 점에서 아주 좋고 둘째는 로봇을 만드는 사람한테는 춤은 굉장히 도전적입니다. 사람이 춤추는 동작은 어쨌든 굉장히 복잡한 모션인 경우가 많고요. 그래서 그 춤을 잘 구사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은 다른 분야에도 얼마든지 잘 활용될 수 있는….”
김 교수는 2016년부터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 한국무용 공연에 참여해 무용과 로봇 기술의 접목을 시도했습니다. 2019년에는 금정문화예술회관에서 ‘로봇과 함께하는 우리 춤의 대화’라는 공연도 개최합니다.
[김미숙 경상대 민속무용학과 교수] “(김태희 교수님을 만났을 때) 로봇만 가지고 춤판을 한번 만들어보자, 그렇게 얘기가 나와서… (근데) 이제 로봇을 한번 보고 오면 후회가 엄청 되는 거예요. 이걸 왜 한다고 했을까. 이 고철 덩어리하고 왜 내가 춤을 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보면 로봇이 저렇게 한국 춤을 출 수 있구나 하는 것이 깜짝 놀라울 정도였거든요. 내가 로봇을 외면하면 로봇도 냉랭하게 그냥 고철처럼 느껴지고요. 또 내 마음이 열려서 로봇과 함께 뭔가 대화를 해보려고 이렇게 바라보고 있으면 로봇도 나한테 똑같은 시선을 가지고 나를 향해서 이렇게 움직임을 같이 해주는 것 같고. 그런 것들이 참 재미있었어요. 사람들은 ‘(로봇이) 절대 인간의 어떤 멋진 기교와 감성은 못 해낼 것이다’라고 생각을 하더라고요. 근데 저는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
교육부가 초중고교에 인공지능 교육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김 교수는 더욱 바빠졌습니다. 교육부는 ‘감성적 창조력’과 ‘따뜻한 지능화’를 강조합니다. 김 교수는 2020 부산문화재단 창의예술교육랩 프로그램에 참여해 농악과 AI를 접목해 교육하는 툴을 개발했습니다. 이름하여 아이(AI) 농악.
[김태희 영산대 문화콘텐츠학부 교수] “(예를 들어) 바닥에 패드들이 이렇게 있는데 그 패드 위에는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 그림 하나하나는 장단을 구성하는 악기에 해당하는 거고요. 그랬을 때 여러 명이 각자가 맡은 그 패드를 누르면 어떤 사람은 이제 장구를 치게 되고 어떤 사람은 꽹과리를 치게 되고 그 사람들이 협력을 해서 자진모리 장단을 만들어 냈을 때 성공적으로 문제가 풀어집니다. 설사 그 원리까지는 우리가 설명 안 하고 하더라도 그냥 게임을 하는 겁니다. 순서대로 잘 밟으니까 문제가 풀어졌네! 뭔가 하나 만들어졌네! 이런 거죠. 이런 시스템을 경험해보는 것만으로도 나중에 유사한 어떤 일을 하게 됐을 때 그것이 좀 더 익숙해지는 쪽으로 기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남서아 부산문화재단 문화교육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새롭고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게 이 사업의 제일 큰 목적이기는 했거든요. 부산농악이랑 인공지능의 융합이라는 그 틀에서 봤을 때도 애들이 이렇게 두 가지가 뭔가 해서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좀 신기해했었고, 이제 미션을 해결하면서 진행하는 형식이다 보니까 일단 아이들이 상당히 좀 재밌게 체험을 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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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희 영산대 문화콘텐츠학부 교수.이우정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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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철학 하는’ 로봇 공학자가 늘었으면 하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예술을 결합한 형태로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고 합니다.
[김태희 영산대 문화콘텐츠학부 교수] “로봇을 바라보는 관점은 어떤 기계 덩어리가 아니라 하나의 특별한, 예술에서 말하는 조각품이다… 로봇은 (사람처럼) 몸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철학적으로까지도 접근을 할 수가 있습니다. 로봇은 그냥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움직이고 세상과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단순히 어떤 기술적인 측면에 있어서 컴퓨터를 잘해야 된다거나 로봇을 잘 만들어야 되거나 하는 걸 넘어서서 AI를 가르치는 교육 과정 속에는 철학이 반드시 들어 있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