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이한 디자인은 잠옷도 불가능
- 땀 흡수 안되고 속옷 비치기도

중고등학생들 사이 ‘반티’의 실용성을 놓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티란 학급의 학생 모두가 똑같이 맞춰 입는 티셔츠를 말한다. 대부분 체육대회 단합을 위해 옷을 맞추는데, 돋보이려고 평소에 입기 어려운 디자인을 고르다보니 문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8일 부산 해운대구 반여고등학교 체육대회에서 학생들이 ‘반티’를 입고 있다. 학급별로 옷을 맞춰 입는 반티는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반티는 주로 체육대회가 열리기 몇 달 전부터 정하기 시작한다. 대부분의 학교가 새학기 시작 후 얼마되지 않아 반티 얘기가 나온다. 고등학교 1학년 김모 양은 “매년 새 학기를 시작하고 2~3주 지나면 반티 구입을 논의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체육대회가 몇 주 안 남았다 싶어지면 반톡(학급 단체대화방)에 ‘이런 반티는 어떻냐 저런 반티는 어떻냐’ 올라온다. 그러다 수업시간까지 빌려서 회의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반티를 고를 때 디자인이나 품질도 보지만 무엇보다 가격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인터넷 판매 사이트를 들어가보면 대부분의 티셔츠는 5000~1만5000원 정도다. 여기에 상하의 세트로 구입하게 되면 2만 원을 훌쩍 넘게 된다. 구입비를 주는 학부모 입장에서 부담이 되는 것은 당연.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유모 씨는 “딸이 2만 원을 받아가서 반티를 사왔는데 체육대회 날에 딱 한 번 입고 그 다음부터는 입은 모습을 본 적이 없다. 한 번 입는데 2만 원이라는 가격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면서도 “하지만 또 우리 애만 사지 않을 수 없으니 할 수 없이 반티값을 준다”고 말했다.

문제는 또 있다. 바로 디자인이다. 체육대회 날 주로 입기 때문에 모든 학생들이 눈에 띄는 옷을 많이 찾는다. 하지만 그런 옷은 부담스러운 디자인으로 평소 입지 못하는 데다 집에서 잠옷으로 활용하려고 해도 착용감이 불편해 입을 수 없다. 중학교 3학년 박모 양은 “1학년 때 반티는 5000원의 저렴한 가격이었다. 캐릭터 옷이었는데 면으로 만들어서 잠옷으로 활용하기 좋아 지금까지도 집에서 입고 있다. 그런데 2,3학년 때는 튀는것을 목적으로 디자인을 선택하다보니 태권도복, 경찰복을 구입하게 됐다. 가격도 1만5000원이 훌쩍 넘는 가격이었다. 지금은 잠옷으로도 입을 수 없어 옷장 깊숙이 넣어두었다”며 아까워했다.

이처럼 현실적으로 실용성 있는 반티 제품은 잠옷으로 활용할 수 있는 티셔츠지만, 이마저도 대부분 품질이 좋지 않아 아예 반티를 구입하지 말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학생은 “대부분이 폴리에스테르로 만들기 때문에 땀 흡수도 잘 안되고 얇아 속옷이 다 비친다. 굳이 반티를 맞춰 입어야하나 라는 의문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전주현 학생기자 반여고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