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입문 연 채 냉방기 가동 말아야
- 원전 부품업체 감독 철저히 할 것"

천병태(사진·70·전 부산대 법대 교수)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은 "지금 우리나라는 정전 대비 위기대응 훈련을 실시할 정도로 전력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면서 "전력수급이 불안정한 이유는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따른 높은 전력수요와 공급 불안정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력 예비율이 매우 낮아서 언제든지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력 예비율은 발전소의 불시정지 등을 고려해 약 10%를 유지해야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올 여름의 예비전력은 대부분 400만 ㎾ 이하로 전망되는 등 예비율이 4% 안팎이라는 설명이다.

천 이사장은 "장기적으로 발전시설 증설 등의 대책이 필요하지만 단기적으로 전략 생산량을 늘릴 방법이 없으므로 온 국민이 에너지 절약정신을 되찾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전기제품의 플러그만 뽑아도 전체 전기 사용량의 6%를 감소할 수 있고, 간소복장 착용과 냉방온도 1도를 높이면 64만 ㎾의 전력소비가 감소된다고 밝혔다. 특히 출입문을 열어 둔 채 냉방기를 가동하지 않는 등 정부 에너지 절약 정책에 협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천 이사장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고리 1호기 재가동 문제에 대해서도 "원전 근무자들의 안일한 안전문화를 개선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또 원전 부품 납품비리와 연관된 협력업체들의 관리감독도 철저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고리 1호기의 설비안전성과 관련해 천 이사장은 "고리 1호기와 동일한 노형의 미국 키와니원전(1974년), 포인트비치원전(1970년), 지나원전(1969년)이 모두 가동기한을 연장해 각각 38년, 42년, 43년째 운전 중"이라며 "원자력발전소는 주기적으로 점검해 안전성이 보장되면 연장운전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고 주장했다.

부산고 출신으로 지역사회와의 인연을 강조한 그는 "지역 주민들의 동의 없이는 고리 1호기를 재가동하기 어렵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원전 운영의 제1원칙은 안전이며, 발전소 인근 주민의 삶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그동안 발표한 원전 안전대책을 조속히 추진하고 모든 절차와 이행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