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과산화수소 소독처리 이어
- 올해는 화명정수장서 시범 가동
- 신종유해물질 등 183개 항목 검사
과산화수소와 이산화탄소가 부산 수돗물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 지난해 수돗물 생산 과정에 과산화수소를 이용한 고도정수처리 설비를 도입한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는 올해 약 7억 원을 들여 이산화탄소 공정을 화명정수장에서 시범 가동한다. 그렇다면 살균능력 때문에 소독약으로도 많이 알려진 과산화수소는 수돗물에 어떤 작용을 할까. 상수도본부 류동춘 물처리연구과장은 "과산화수소는 유해물질과 냄새를 없애는 데 효과가 있다"면서 "이산화탄소는 조류 때문에 강알카리성을 띤 수돗물의 pH를 떨어뜨려 맛을 좋게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서울과 울산 등의 상수도본부 직원들은 부산 상수도의 이같은 고도정수처리 시설을 둘러보기 위해 부산을 방문했다.
■응집 여과에서 고도정수처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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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돗물을 정수하는 작업도 과학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는
올해 이산화탄소 공정을 가동해 물맛을 좋게 할 계획이다. 사진은 화명정수장. 국제신문 DB |
낙동강은 부산시 수돗물 원수의 94%를 공급한다. 낙동강 하구의 가장 더러운 물을 정수해야 하는 악조건에서 비롯된 일이지만 부산상수도본부의 정수 기술은 국내 최첨단을 걷는다.
예전의 수돗물 정수 과정은 입자성의 오염물질만을 제거하면 끝이었다. 응집제를 주입하고, 여과지를 통과하면 눈으로 보기에는 아주 맑은 물이 된다. 그러나 산업과 화학의 발달로 화학물질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식수원도 오염됐다. 또 도시화에 따라서 부영양화(질소, 인 등) 오염물질의 배출로 수계에서 식물성플랑크톤의 급격한 증식을 야기시켜 냄새물질(2-MIB, 지오즈민)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물질 중 일부는 입자성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응집이나 여과로는 처리되지 않는다. 고도정수처리가 필요해진 것이다.
상수도본부 류 과장은 "고도정수처리 방식은 강력한 산화와 흡착이라는 공정을 통하여 오염물질을 제거한다. 산화제를 물 속에 주입하면 수중의 오염물질이 산화제와 반응해 오염을 일으키는 성질이 분해하고, 활성탄이 오염물질을 흡착 제거한다"고 설명했다.
■183개 항목 검사… 유해물질 대처 가능
낙동강에서 퍼올린 원수는 먼저 침사지에서 흙 모래 등 각종 이물질을 가라 앉힌다. 다음은 1차 오존 접촉으로 살균과 소독을 통해 불쾌한 맛과 냄새를 제거한다. 혼화지 단계에서는 응집제를 넣어 물과 섞는다. 물속의 작은 입자성 물질이 엉겨붙는다. 응집지는 이런 역할을 도와주는 단계다. 약품 처리된 물 속의 물질이 가라앉도록 하는 게 침전지의 역할이다. 침전지를 거치면서 물은 맑은 빛을 띤다. 그러나 아직 물 속의 입자 물질이 다 걸러진 것은 아니다. 자갈(45㎝) 모래(20㎝) 인트라사이트(45㎝) 등 여러 층으로 구성된 모래여과지는 남아 있는 작은 불순물을 없앤다.
2차 오존접촉으로 한 차례 더 멸균 소독 과정을 거친다. 또 침전 및 여과 단계에서 걸러지지 않은 작은 불순물이 입상활성탄 여과지에서 제거된다. 숯으로 만든 입상활성탄 여과시설은 불쾌한 냄새 등을 없애고 물맛을 더 좋게 한다. 마지막 10단계인 정수지는 미생물을 처리하는 수돗물의 임시 저장소다. 상수도본부 빈재훈 수질연구소장은 "부산 수돗물은 183개 항목에 대해 검사를 실시한다. 새로 도입한 과산화수소와 이산화탄소 공정은 낙동강에 신종 유해물질이 출현해도 대처가 가능한 수준"이라며 "수질은 체중 70㎏정도의 사람이 60년 동안 하루 평균 2ℓ의 물을 마셔서 10만 명 가운데 1명 꼴로 발암환자가 발생할 위험도(미국 EPA)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