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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나노입자 조영제로 손쉽게 암세포 포착

나노기술의 명암

부산대 김창석 교수 일산 '나노 코리아' 참석

반도체 개발·불치병 치료 등 응용 무궁무진

인체·환경 악영향 등 위험성 연구 병행해야

  • 김영임 기자 bluekyi@kookje.co.kr
  •  |   입력 : 2007-08-29 20:28:18
  •  |   본지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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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기술(NT)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나노코리아 2007'이 29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막했다. 연합뉴스


나노기술은 희망일까. 초미세 나노기술이 과학 및 산업계에서 빠져선 안되는 핵심 분야로 떠오른 지 오래다. 학제간 산업간 융합기술을 통해 다양한 가능성들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20년이 넘도록 나노계의 기본적인 메커니즘조차 규명되지 않고 있다. 이에 학계에선 나노 세계가 가져올 위험성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인다. 물질이 최소 단위로 작아지면 도대체 어떤 일이 생기는 것일까. 나노기술의 명암을 살펴보자.


●나노의 무한 응용

국내 최대 나노기술 축제 '나노 코리아'가 29일부터 사흘간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열린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이번 축제에 국내외 다양한 나노기술이 선보일 예정이다. 나노 과학에 대한 관심과 호응은 1980년 이후 나라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나노는 마이크로 세계의 한계를 넘는 대안으로 꼽힌다. 나노기술이란 나노미터 크기의 물질들이 갖는 독특한 성질과 현상을 찾아내고, 이 물질을 응용하여 유용한 소재 장치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과학과 기술을 말한다. 1나노미터는 머리카락 굵기의 8만 분의 1, 수소 원자 10개를 일렬로 놓았을 때의 길이에 불과하다. 이를 응용한 나노기술 연구는 정보저장·메모리 반도체, 초경량 고강도 소재, 유전자 분석 조작, 양자태양전지, 극소형 로봇 시스템, 초소형 정찰기, 화학 및 생물학적 탐지기, 혈액대체 물질 등 정보통신 생명과학 에너지환경 등 그 응용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부산대 김창석 교수가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공동 개발하고 있는 나노구조광섬유.
화학 분야의 경우 나노 물질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부피대비 표면적이 점점 커져 효율성이 탁월하다. 표면적이 크게 된다는 사실은 그만큼 반응할 수 있는 면적이 커진다는 뜻이다. 각종 촉매, 환경정화용 필터 등으로 응용될 때 공간 시간 길이의 최소화로 자원과 에너지 소비는 적어 효율이 커지는 이점이 있다. 바이오 분야에서도 나노공정이 필수다. 폭이 2나노미터에 불과한 DNA 조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불치병을 치료하고 인간 진화의 비밀을 풀 것으로 기대되는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도 나노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실용화가 가능하다. 테라급나노소자개발사업단 이조원 단장은 "미래 산업은 나노기술의 응용에 달려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원자를 목적에 따라 자유자재로 조작·조립함에 따라 다양한 신기능 물질과 인조 세계를 창조할 수 있는 수준까지 이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불확실성의 증가

문제는 나노기술에 가까울수록 인간이 통제 불가능한 불확실성도 커지는 데 있다. 물질이 나노 크기로 작아지면 우리가 몰랐던 전혀 다른 물리화학적 성질이 나타나며, 외부와의 반응성 역시 급속도로 커진다.

예를 들어 금은 나노크기에 달하면 금색이 아닌 녹색 적색 등이 되고, 부식이 급격하게 일어난다. 은 또한 나노 크기가 되면 강한 항균성을 갖게 된다.

이렇게 되면 마이크로 세계에 적용돼온 기존 고전역학 이론은 무용지물이 되고, 나노 세계에선 양자역학 이론을 적용받게 된다. 예상치 못한 특성들이 발현돼 나노물질의 특징과 메커니즘을 규명하기 힘들게 된다. 올해 초 미국에선 나노가 인류의 재앙을 가져올 10대 기술로 꼽히기도 했다. 이 같은 나노의 특성으로 새로운 물질의 응용 가능성을 높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예측 불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나노 크기의 로봇은 피부를 뚫고 들어갈 수 있으며, 문제를 일으켰을 때 제거할 방법이 없다. 나노분말이 인체에 들어가 장기에 흡착함으로써 또 다른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 선크림 화장품 속 산화티타늄 나노입자가 신경세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환경 응용 측면에서는 나노입자가 흩어지고 노출될 가능성, 화학 반응성이 높아질 확률, 나노물질로 인해 오염물을 더 빠르고 멀리 확산시킬 가능성, 수명이 다했을 때 재료 수거의 어려움 등이 거론되고 있다. 부산대 장준경(나노과학기술학부) 교수는 "통제 불가능한 나노입자가 체내 또는 식용수 등에 이용된다면 입자 자체는 위험하지 않더라도 다른 물질과의 반응을 통해 위험의 크기는 예상할 수 없게 된다"며 철저한 실험적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날의 칼 '나노' 관건은

나노 과학의 궁극적 목적은 나노를 이용한 자기조립기술이다. 자기조립은 특정한 기능을 발현하도록 미리 설정된 구조체를 원자 및 분자 수준에서 규칙화해 초 구조체화하는 공정을 말한다. 세포 속 리보솜이 나노미터 크기의 분자를 제어해 단백질 합성으로 이어지게 하듯 현재 나노기술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 역시 프로그램에 따라 나노미터 크기에서 제어 가능한 부품을 저가에 대량 생산하는 것이다.

시중에 많은 나노 제품이 팔리고 있다. 산화아연을 나노 단위로 작게 만든 자외선 차단 화장품이나 티타늄다이옥사이드라는 나노 물질을 첨가해 청소하지 않아도 스스로 깨끗해지는 유리창 등 전세계적으로 1100여 종의 나노 제품이 시판되고 있다.

세계 4위의 나노기술 수준에 달하는 우리나라 역시 다양한 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부산대 정명영·김창석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격자광섬유센서는 올 초부터 부산시의 광안대교 만덕터널 등 구조물의 미세한 흔들림과 위험신호를 감지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함께 개발하고 있는 나노구조광섬유도 초고속광통신 소재로 상용화될 가능성이 크다. 김창석 (나노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기존 광섬유보다 데이터 손실이 적고 무한대의 정보전달이 가능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일산에서 개최되는 나노 코리아 축제에선 나노입자 조영제를 통해 암세포를 포착하는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나노 기술에 대한 관심과 응용은 급속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위험성에 대한 연구는 아직 가능성만을 제시하는 초보적인 단계다. 나노 과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나노 물질에 대한 규명과 함께 나노기술의 위험성에 대한 연구도 병행돼야 한다. 나노분자의 특성과 나노기술이 생명체에 미치는 영향 등 세밀한 검증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기술 상용화가 힘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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