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사라지는 국보 반구대 암각화 <하> 선진국 보존사례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1-07-15 22:03:00
  •  |   본지 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국보인 울산의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을 보호하자는 시민운동이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필자도 좀처럼 만나보기 힘든 울산시민의 이러한 운동에 기꺼이 동참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문화재 보존의 문제는 몇 분야의 전문가만이 주장해왔던 것이지만 이 운동을 주도하는 반구대 사랑 시민연대 회원들은 21세기의 도시인치고는 아무래도 별난 사람들임에 틀림없다. 그들은 생업을 제쳐놓고, 올바르게 시작했으니 결말을 봐야겠다는 지칠 줄 모르는 의지를 가졌다. 그들의 주장은 반구대 주변의 문화 자체만을 보호하자는 것이 아니라, 삭막한 도시 공간 속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존하자는 것이며, 그러한 문화재와 자연 속에서 선사인들이 가졌음직한 순수한 심경을 가족과 또는 친구와 이웃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진실로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그들도 여느 시민과 마찬가지로 자동차를 타고, 컴퓨터를 능숙하게 조작하는 현대사회인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인간의 삶을 즐기고자 한다.

울산시의 개발계획은 반구대의 대곡천 옆에 주차장을 만들어서 국도변에서 여기까지 넓은 도로를 내고, 문화재의 이해를 돕고자 대곡리 암각화 유적과 천전리 각석의 중간 지점에 전시관을 지으려 하는 것이다.

이에 반해서 시민연대측은 도로의 확장을 반대하며, 천전리 각석 상류쪽 즉, 건설중인 대곡댐 아래의 농지에 주차장과 전시관을 짓고, 전체 1.5㎞ 정도되는 거리를 관광객이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공사비용이나 오염 및 소음 등 환경적 측면에서 자연 그대로의 원시적 경관의 보존에서도 울산시의 방안보다는 시민연대의 생각이 훌륭한 것임이 틀림없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맺어 온 울산과의 인연으로 며칠전 시민연대와 함께 울산시 당국의 계획안 지역에 대한 문화재 조사를 나갔다 온 적이 있다. 문화재가 없으므로 도로 확장공사를 시행하겠다던 것과는 달리, 100~300곒 간격으로 통일신라시대, 조선시대, 시기불명의 가마터 3개소를 발견하였다. 모두 가마가 조성되었던 유적이라는 점에서 역사환경적 공통점에 의미를 둘 수 있다.

특히 경주의 신라왕경 유적지에서 볼 수 있는 8세기대의 토기와 같은 특징을 보이는 도질토기가 소성된 가마터의 경우는 화랑들의 수련장소였던 국보 147호 천전리 각석과의 관련도 고려할 만한 것이어서 중요하다고 본다. 또 전시관 예정부지는 조선시대 건물이 있던 곳임이 밝혀졌다. 이곳은 반구대의 기암절벽을 마주보는 곳이어서 능히 고풍스러운 전통가옥이 있을 만한 곳이었다.

이러한 유적지가 발견됨으로써 울산시의 문화재에 대한 사전조사가 부실했든지 아니면 고의로 은폐하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의혹마저 품게 되는 것이다. 월드컵 축구대회 개최 시기에 맞춰 졸속 완공하려던 울산시의 계획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지 않으면 안되게 됐다.

문제의 지역에는 국보 외에 비지정된 훌륭한 문화재가 산재해 있다. 다양한 형태의 공룡 발자국은 수를 헤아리기 조차 어려울 정도이고 선사시대 외에도 신라로부터 고려, 조선시대의 절터와 건물, 비각, 각석 등이 있다. 따라서 단순히 2건의 국보를 중심으로 한 보존이 아니라 왜 그렇게 오랫동안 많은 선인들이 찾아와 그들의 행적을 남겼는지를 현대의 우리가 느끼고 깨달아야 할 것이다.

그러고 보면 지금부터 시민과 관련 전문가, 행정기관이 이곳의 다양성을 어떻게 그림을 그려서 보여 줄 것인가라는 소프트웨어의 개발이 과제라 할 수 있다. 이에 앞서 세계적 가치를 지닌 국보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정부와 지자체는 물에 젖기도 하고 얼기도 하여 문화재 자체가 파손되는 것을 막는 방안을 강구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더 이상의 파괴가 진행되지 않도록 사연댐의 수위를 조절하여 동일한 보존 환경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암각화의 표면이 박리되어 떨어지는 것을, 국보 1호인 남대문의 기왓장이 진동으로 떨어져 나가는 정도로 안일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오늘도 아름답기만 한 그들이 길거리에서 서명작업을 벌이고 있다. 모든 상황은 이미 끝난 것 같은데, 아직도 울산시정을 맡은 일부 공직자들은 어떻게든 버텨 보려고 하는 모양이 안쓰러워 보일 뿐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직무정지 새마을금고 이사장, 여전히 경영 관여
  2. 2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3. 3지광 70억 있다면서…세금도 34억 10여 년 체납
  4. 4‘가덕 증액 문서화’ 쳇바퀴…우선시공분 내달초 착공 희박(종합)
  5. 5[근교산&그너머] <1484> 통영 학림도 망산
  6. 6경정 승진자도 전국 교류…경위 이하 5년씩 부서순환 추진
  7. 7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8. 8신임 부산시 행정부시장에 김성기 행안부 인사기획관
  9. 9아직 관객 많은 ‘오디세이’인데…아이맥스관에서 내린 사정
  10. 10아울렛서 만나는 김해 도자기
  1. 1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2. 2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3. 3[뉴스 분석] 종교인·언론사주가 국회 권위 훼손…도덕성 논란까지
  4. 4부울경 광역의회 협력강화 선언 “미래산업 함께 육성”
  5. 5李 대통령 “국민 생명·안전 지키기가 최우선”
  6. 6‘가상자산 과세 유예’ 결론 못낸 당정
  7. 7여야 ‘조희대 국조’ 두고 공방 격화
  8. 8[속보] 대통령비서실, 30억 들여 월평균 11회 여론조사…내용은 비공개
  9. 9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10. 10조현, 한미관계 난기류 우려에 “벨트 단단히 매면 돼”
  1. 1지광 70억 있다면서…세금도 34억 10여 년 체납
  2. 2‘가덕 증액 문서화’ 쳇바퀴…우선시공분 내달초 착공 희박(종합)
  3. 3퇴직금 2028년부터 사외적립…체불 예방
  4. 4부산시 “부산에 글로벌 AI 허브 유치하겠다”
  5. 5미래에셋·대신증권·빗썸도 뚫렸다(종합)
  6. 6사실상 금융업 전체가 다 털릴 판…靑, 긴급 대응회의(종합)
  7. 7첫 100조 분기매출 하닉 “100조 주주환원 하겠다”(종합)
  8. 8전용터미널·화주 인센티브 등 북극항로 상업운항 지원 요구
  9. 9부산과학기술협의회·CTO평의회 역량 확대
  10. 10부산銀 센텀센터, 스타트업 지원 거점화
  1. 1직무정지 새마을금고 이사장, 여전히 경영 관여
  2. 2경정 승진자도 전국 교류…경위 이하 5년씩 부서순환 추진
  3. 3신임 부산시 행정부시장에 김성기 행안부 인사기획관
  4. 4아울렛서 만나는 김해 도자기
  5. 5영업중단 이어 단전 위기…피가 마르는 홈플러스 입점업체들
  6. 6후배 경찰 신체 ‘덥석’…파출소 팀장 추행 혐의 피소
  7. 7부경대 5108명 정보유출…위탁보안 비상
  8. 8“일부 수사 강압·부실” 부산변회, 권한 커진 경찰 첫 평가
  9. 9김해 어르신 생활 불편 해결해 드립니다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9일
  1. 1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2. 2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3. 3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4. 4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5. 5‘무관의 제왕’은 옛말…케인 발롱도르 품었다
  6. 6‘은퇴 기로’ 손아섭, 2년 만에 NC로…3000고지 향한 행진 계속
  7. 7허구연 KBO 총재, 3연임 사실상 성공
  8. 8K리그2 준PO 12월 2일 개최
  9. 9김해FC, 제6대 사령탑에 설기현 감독 선임
  10. 10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우리은행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