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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윤주 양산부산대병원 외과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양산부산대병원 제공 |
- 심리 돌봐볼 정신종양학 필요
유방센터 진료실에 들어오는 거의 모든 이는 유방이 아프다. 암 진단을 받아서 아프고, 암이 아니라도 아프고, 수술을 해서 아프고, 수술을 안 해도 아프다.
유방통은 70% 이상 여성이 한 번 이상 겪는 통증이지만, 유방암과의 관련성은 2∼7%로, 아주 낮다. 생리 전 증후군과 연관해 주기적으로 양측에 발생하는 유방통은 당연히 생리적으로 생길 수 있는 유방통이지만, 비주기적으로 생리와 무관하게, 한쪽에 특정 부위만 지속해서 아플 수도 있다.
유방통을 호소할 때 유방에 큰 이상이 없다면, 나이나 다른 동반 질환을 고려해 심장 검사를 권유한다. 또 유방이 아니라, 갈비 연골염이나 늑간 신경통, 목·어깨 근육통이 있는 경우에도 유방이나 가슴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유방이 아프다며 병원을 찾는 이유는 결국, ‘유방암이 아닐까’, ‘암이 재발한 게 아닐까’ 하는 불안감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의사의 역할은 사실 그 불안함을 해소해 줄 수 있게 검사하고, 현재 유방암의 소견이 없다고 말해주는 것이다. 당연히 중요한 징후로서 통증을 무시하면 안 된다.
하지만 통증이 실제로 암과 관련이 있건, 없건 그 검사로 암이 진단된 이라면 불안은 실체가 되고, 통증은 더 심해지기도 하고, 심지어 겨드랑이를 지나 팔까지 퍼진다고 호소한다. 유방암 환자는 치료와 관련해서 또 다른 아픔을 겪는다.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는 항호르몬 요법 탓에, 혹은 항암 탓에 난소 기능이 떨어져서 갱년기와 관련된 통증을 대부분 느낀다. 근력도 떨어지고,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 관절통이 생긴다. 다른 암은 살이 빠진다는데, 유방암 환자는 갱년기와 맞물려 갑자기 살도 찐다. 살이 쪄서 관절에 무리가 생겨 더 아프고, 아프기만 한 게 아니라, 맞는 옷도 없고, 우울감을 느끼기까지 한다. 암 진단을 받은 이들은 평생 재발에 대한 불안을 안고 산다. 유방암은 특히 살이 많이 찐다. 그러다 보니 사정을 모르는 주변 사람으로부터 “얼굴 좋으시다.” “요즘 좋은 일 있나봐요.” 등의 말을 듣는다고 한다. 가뜩이나 몸이 아픈데, 마음까지 아프고 서운하기까지 하다.
‘도대체 왜 아프다고 하는지?’라고 이해할 수 없던 20대의 의사는 당시 그들이 왜 아프다고 호소했는지 절반 이상은 이해하는 나이가 되었다. 전이나 재발이 통증을 만드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 통증을 100% 없앨 방법을 아직 잘 모르겠다. “원래 아픈 거예요.”, “치료는 해야죠.” 식으로 위로도 아닌, 응원도 아닌 답을 한다. 이는 유방암은 물론이고 다른 암종을 진단받은 이들에 정신종양의학(Psycho-oncology)이 꼭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몸도 아프고, 마음도 아픈데 가족이, 그리고 누군가 작은 위로를 해준다면, 조금은 투병 생활이 좀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이 지면을 빌려 암 투병 환자들께 말씀 드리고 싶다.
“‘유방암입니다. 항암, 약물요법, 수술, 그리고 방사선 요법 필요합니다’. 이말에 속으로든, 겉으로든 눈물 흘리는 어머니, 언니, 딸들! 자신보다 남편, 자녀 걱정이 더 먼저인 분들! 그 힘든 치료를 잘 버티고 오늘도, 내일도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이들! 불안한 마음과 아픔을 이겨내고 계시는 이들! 여러분이 영웅이자, 어벤져스 팀입니다. 부디 앞으로 덜 아프시고, 더 행복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