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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를 시술 중인 동아대병원 신경과 서정화 교수 팀. 동아대병원 제공 |
- 재활 통해 환자 삶의 질 개선
필자는 뇌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뇌경색을 전담하는 신경과 의사이자, 응급 뇌경색 환자에 혈관 재개통 치료를 시행하는 신경중재 시술의사이다. 막혀 있던 뇌혈관이 다시 열리고, 말을 하지 못하던 환자가 조금씩 말을 시작할 때, 움직이지 못하던 팔다리에 힘이 돌아오는 모습을 볼 때면 의사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
뇌경색 치료는 최근 눈부시게 발전했다. 뇌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뇌경색에서는 정맥내 혈전용해제 치료와 동맥내 혈전제거술이 중요한 치료로 자리 잡았다. 과거에는 별다른 치료 방법이 없어 지켜볼 수밖에 없던 환자에게도 이제는 적극적으로 뇌혈관을 다시 열어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치료의 범위도 점차 넓어졌다. 예전에는 뇌경색 치료에서 ‘시간’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다. 물론 지금도 시간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뇌 영상 기술 및 치료기술의 발전으로, 단순히 시간이 얼마나 되었는지 판단하지 않고 실제 뇌 조직이 얼마나 손상되었는지, 아직 회복 가능성이 있는 뇌 조직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를 함께 판단한다. 그 결과 일부 환자에서는 과거에는 엄두 내지 못했던 늦은 시간에도 치료 기회를 고려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뇌경색 진료에서 매우 큰 변화이며, 많은 환자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발전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환자를 진료할수록 새삼 느끼는 것이 있다. 우리가 치료해야 할 대상은 혈관 그 자체가 아니라 환자라는 사실이다. 혈관이 성공적으로 열렸다고 해서 모든 치료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환자의 나이, 증상의 정도, 뇌 손상 범위, 출혈 위험, 기저질환, 평소의 생활능력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때로는 합병증을 줄이며, 재활 치료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급성기 뇌경색 환자에게는 혈관 재개통 치료 외에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혈압, 혈당, 체온, 산소포화도, 삼킴 기능, 폐렴 예방, 뇌부종 관리, 조기 재활 연계 등은 모두 환자의 예후에 영향을 준다. 큰 시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더라도 이후 관리가 적절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 반대로 혈관 재개통 치료가 어렵거나 적합하지 않은 환자라도, 전문적인 급성기 관리와 재활 치료를 통해 후유증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결국, 뇌경색 치료는 ‘혈관을 여는 치료’를 넘어, 환자 한 사람의 삶을 지키는 종합적인 진료여야 한다.
그래서 요즘 필자는 응급실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일만큼이나, 외래에서 환자가 응급실에 다시 오지 않도록 미리 대비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크게 느낀다. 뇌경색은 갑자기 찾아오는 병처럼 보이지만, 상당수는 오랜 시간 누적된 위험인자의 결과로 발생한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심방세동, 흡연, 비만, 운동 부족은 대표적인 뇌경색 위험인자이다. 특히 심방세동은 큰 뇌경색을 일으킬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적절한 항응고 치료가 중요하다. 고혈압 역시 뇌경색뿐만 아니라 뇌출혈과도 관련이 깊으므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미 뇌경색을 경험한 환자라면 재발 방지는 더욱 중요하다.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을 꾸준히 확인하고, 불규칙한 맥박이나 심장질환이 있는지 점검하며, 금연과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치료이다. 큰 시술 없이도 환자가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돕는 것, 어쩌면 그것이 뇌경색을 진료하는 의사가 해야 할 가장 근본적인 일인지 모른다.
뇌경색 치료는 분명히 발전했다. 하지만 가장 좋은 치료, 중요한 치료는 역시 뇌경색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