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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자증 치료, 채취부터 임신까지 유기적 시스템 중요

정자채취술은 시작 단계일 뿐…냉동보관·시험관아기 시술 등 모든 과정 연결성이 성패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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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진 세화병원 부원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세화병원 제공
부부가 무정자증 진단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이제 아이는 어렵겠구나’라고 한다. 하지만 남성 난임 치료와 시험관아기 시술이 발전하면서, 무정자증도 여러 치료 과정을 거쳐 임신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질환으로 바뀌었다. 다만, 반드시 짚어야 할 것이 있다. 무정자증 치료의 성패는 ‘수술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아니라, 어렵게 찾아낸 정자를 임신이라는 최종 목표까지 안전하게 연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느냐에 달렸다. 이영진 세화병원 부원장의 도움말로 무정자증 치료 등에 관해 알아본다.

■ 연구소·냉동보관 시스템 다함께

무정자증 환자는 고환에서 직접 조직을 채취해 정자를 찾는 미세수술적 고환정자채취술(마이크로 TESE)을 받게 된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수술로 정자를 발견했다는 ‘확인’ 단계에서 치료가 사실상 멈추는 예가 적지 않다. 문제는 바로 그 다음이다. 어렵게 찾은 정자를 곧바로 냉동보관하고 시험관아기 시술로 이어가려면, 이를 제대로 다룰 배아연구실과 정자 냉동보관 시스템이 반드시 함께 갖춰져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연구실이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정자 냉동 기술이 미흡하다면 어떻게 될까. 힘겹게 찾아낸 정자가 냉동·해동 과정에서 손상돼 정작 시술에 쓸 수 없게 되고, 같은 수술을 처음부터 다시 받아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진다. 특히 비폐쇄성 무정자증처럼 정자 생성 자체가 어려운 환자에서 한 번 확보한 정자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자원이다. 채취 그 자체보다 그 정자를 온전히 살려 임신까지 연결하는 과정이 훨씬 더 중요한 이유다.

TESE는 흔히 ‘수술 실력’의 차원으로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그 이상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찾아내는 것’에 앞서 환자의 호르몬 상태와 정자를 만들어내는 생식세포의 형성 과정을 이해하는 ‘생식의학적 전문성’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또 첫 수술에서 정자를 찾지 못했더라도 곧바로 포기할 일이 아니다. 호르몬 검사와 정밀검사로 고환 기능과 정자 생성 가능성을 면밀히 평가한 뒤, 필요에 따라 호르몬 치료를 병행해 정자가 만들어질 질 수 있는 몸의 조건을 먼저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재채취를 계획하면 본인의 정자를 확보할 새로운 희망이 열린다. 이에 대해 이영진 부원장은 “단순히 ‘어디를 얼마나 뒤지느냐’가 아니라 ‘정자가 생성되도록 몸의 환경을 바꾸어가는’ 접근이야말로 남성 난임 치료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 수술·시험관아기 시술, 한 병원서

그런데 이 모든 과정을 한 병원 안에서 끊김 없이 진행할 수 있는 곳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남성의 TESE 수술, 채취한 정자의 냉동보관, 시험관아기 시술에 이르기까지 원스톱으로 해결되는 난임병원은 전국에서도 드물다. 이 때문에 상당수 환자는 한 곳에서 정자채취 수술을 받고, 그 정자를 다시 다른 난임병원으로 옮겨 시험관아기 시술을 받는다. 그 사이 정자를 이송하고 절차를 반복하는 동안 치료 기간은 길어지고, 정자의 상태와 여성의 시술 일정을 최적으로 맞추기도 어려워질 수 있다.

이 부원장은 “자체 배아연구실과 정자·배아 냉동보관 시스템을 운영하며, 남성 난임 진료부터 정자채취, 냉동보관, 시험관아기 시술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게 아주 중요하다. 정자가 채취되는 순간 즉시 냉동보관하고, 여성의 난자채취 일정에 맞춰 가장 좋은 시기에 시술로 이어갈 수 있어 환자의 치료 시간과 심리적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모든 치료가 원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호르몬 치료와 재채취까지 시도했지만, 끝내 본인의 정자를 확인하지 못하는 예도 분명히 있다. 그렇다면 임신은 정말 불가능한 것일까. 이때 많은 환자가 가장 막막해하며 던지는 질문이 ‘그럼 다른 사람의 정자를, 직접 어디선가 구해 와야 하느냐’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 자체적으로 정자은행을 운영하는 병원을 찾아 해결하면 된다. 정자은행을 운영하는 병원은 엄격한 기준으로 선별된 건강한 기증 정자를 활용한 공여정자 시험관아기 시술이, 관련 법령과 의료 기준에 따라 매우 활발히 이뤄진다. 본인 정자로 임신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환자가 정자를 직접 구하러 다니는 부담 없이, 안전하고 체계적인 다음 단계의 치료 받는다.

이 부원장은 “남성 난임으로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며 같은 수술을 반복하고,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을 들이면서도 지쳐가는 부부가 많다. 무정자증 치료 시 진짜 중요한 기준은 ‘수술을 잘 하는 병원’이 아니라 ‘어떤 결과가 나오든 다음 치료 방향을 제시하고 끝까지 함께하는 병원’이라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TESE 정자채취부터 정자 냉동보관, 호르몬 치료를 통한 재채취, 그리고 정자은행을 이용한 시험관아기 시술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갖춘 병원을 찾는 게 그래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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