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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제28회 부산국제마라톤대회 특별 기획] 2회 : 마라톤의 탄생

페이디피데스는 정말 마라톤을 뛰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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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이라는 이름은 어디에서 왔을까. 지금은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이 즐기는 스포츠가 됐지만, 그 시작은 2,500여 년 전 고대 그리스의 한 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포츠의 이름이 전쟁터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에게 낯설다.

기원전 490년. 그리스는 당시 세계 최강이었던 페르시아 제국의 침공을 받았다. 양측은 아테네에서 북동쪽으로 약 40㎞ 떨어진 마라톤 평원에서 맞붙었다. 수적으로는 페르시아군이 우세했지만, 그리스군은 치열한 전투 끝에 예상 밖의 승리를 거뒀다. 이 전투는 그리스 역사뿐 아니라 서양 문명의 흐름을 바꾼 중요한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여기서 유명한 한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승전 소식을 하루빨리 아테네 시민에게 알리기 위해 전령 ‘페이디피데스(Pheidippides)’가 마라톤 평원에서 아테네까지 쉬지 않고 달렸다는 것이다. 그는 시민들에게 “우리가 이겼다”는 말을 전한 뒤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이 극적인 이야기는 오랫동안 마라톤의 기원으로 알려졌고,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대표적인 전설이 됐다.

기원전 490년 그리스의 전령 ‘페이피데스’가 승전보를 전하기 위해 마라톤 평원에서 아테네까지 쉬지 않고 달렸다는 극적인 이야기는 오랫동안 마라톤의 기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역사학자들은 이 이야기를 조금 다르게 본다. 서양 문화학에서 “역사학의 아버지”라 칭송되는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Herodotus)’의 기록에는 ‘페이디피데스’가 마라톤에서 아테네까지 달렸다는 내용이 아니라, 전투에 앞서 원군을 요청하기 위해 아테네에서 스파르타까지 약 240㎞를 달렸다는 기록이 나온다. 전투 후 마라톤 평원에서 아테네까지 달렸다는 전설은 후대 작가들에 의해 극적으로 묘사된 것으로 생가해 봄직하다. 즉,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마라톤의 탄생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과 전설이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다고 그 가치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한 사람의 용기와 희생을 상징하는 이야기였기에 수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 살아남았다.

기원전 490년을 전후한 그리스와 페르시아간의 전쟁의 역사
전설이 현대 스포츠로 다시 태어난 것은 1896년이다. 근대 올림픽을 부활시킨 프랑스 교육자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Baron Pierre de Coubertin)’은 고대 그리스의 정신을 되살리고자 했다. 당시 프랑스 언어학자 ‘미셸 브레알(Michel Br?al)’은 마라톤 전투의 전설을 기념하는 장거리 달리기 경기를 올림픽 종목으로 만들자는 제안을 내놓았고, 이는 받아들여졌다.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에서 처음 열린 마라톤 경기는 약 40㎞ 거리였다. 모두의 예상을 깬 우승자는 전직 그리스의 군인으로 부친과 함께 물지게를 나르던 ‘스피리돈 루이스(Spyridon Louis)’였다. 그는 세계적인 스타 선수도 아니었고 전문 육상 선수도 아니었다. 고향의 명예를 위해 달린 그는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고, 경기장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그리스 국민은 그를 민족 영웅으로 맞이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주최측의 명예 손님으로 초대 받았으며, 개막식에서 그리스 대표팀 기수가 되었다.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에서 처음 열린 마라톤대회 우승자인 ‘스피리돈 루이스’가 우승후 대회 폐막식에서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올림픽 후 그는 그리스 국민 영웅이 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당시 마라톤 거리가 지금과 같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대회마다 코스 길이가 조금씩 달랐고, 약 40㎞ 안팎에서 치러졌다. 오늘날의 공식 거리인 42.195㎞는 1908년 제4회 런던 올림픽 때 부터였다. 왜 하필 기억하기에도 헷갈리는 42.195㎞가 됐는지는 다음 회에서 소개할 이야기다.

130년 전 올림픽에서 시작된 마라톤은 이제 엘리트 선수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세계 곳곳에서는 수천에서 수만 명의 시민이 함께 달리는 마라톤 축제가 열린다. 기록을 다투는 선수도 있지만, 가족과 함께 달리고 자신의 건강을 위해 참가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마라톤은 경쟁보다 참여의 의미가 더 커진 스포츠가 된 것이다.

130년 전 올림픽에서 시작된 마라톤은 이제 엘리트선수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매년 11월 부산 다대포에서 열리는 ‘부산국제마라톤’대회를 비롯 세계 곳곳에서는 수천에서 수만 명의 시민이 함께 달리는 마라톤 축제가 열린다.
올해 11월 15일 부산 다대포에서 열리는 ‘부산국제마라톤(www.kjmarathon.com)’도 같은 정신을 이어간다. 하프코스와 10㎞, 5㎞ 코스에는 연령과 직업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출발선에 선다. 첨단 시스템을 통해 참가자 모두에게 개인 기록을 알려주는 경기이지만, 정해진 시간 안에 완주해야 한다는 부담은 없다. 7월 20일부터 시작되는 접수에서 선착순 1만 명 안에 들기만 하면 누구나 같은 출발선에 설 수 있고, 결승선 역시 모두를 기다린다. 누군가는 기록 경신을 목표로, 누군가는 생애 첫 완주를 꿈꾸며 달린다. 목표는 저마다 다르지만, 같은 결승선을 향해 나아간다는 점만큼은 모두가 같다.

2,500년 전 마라톤 평원에서 시작된 한 편의 이야기는 오늘날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스포츠로 이어졌다. 전설은 사실 여부를 떠나 사람들에게 용기와 도전의 의미를 전했고, 그 정신은 지금도 달리는 사람들의 발걸음 속에 살아 있다.

바다와 강이 만나는 곳 부산다대포는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곳으로 지난 28년간 마라토너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목차>

1회 : 왜 인간은 달리는가

2회 : 마라톤의 탄생 

3회 : 42.195km의 비밀

4회 : 한국마라톤 100년

5회 : 부산과 마라톤

6회 : 몸은 달리면 변한다.

7회 : 초보 러너 입문

8회 :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도전

9회 : 세계 명품 마라톤

10회 : 다대포에서 만나는 부산국제마라톤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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