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야외에서 걷기나 달리기를 하는 사람이 많다. 따뜻한 바람을 맞으며 운동을 나서지만, 막상 먼 거리를 걷거나 뛰면 무릎이 시큰하고 허리가 뻐근해지기 십상이다. 흔히 이러한 통증을 운동 부족이나 신발 탓으로 돌리지만, 의외로 그 근본 원인은 엄지발가락에 있다.
발가락 중 엄지발가락은 보행 주기의 마지막 단계를 책임진다. 발뒤꿈치가 땅에 닿아 하중을 받아들이고 발바닥이 펼쳐지며 충격을 분산한 뒤, 엄지발가락이 지면을 밀어내며 몸을 앞으로 전진시킨다. 이 밀어내기 동작에서 엄지발가락은 체중의 40~60%를 부담한다. 추진력을 만드는 핵심 엔진인 셈이다.
문제는 이 엔진이 고장났을 때다. 엄지발가락이 제 역할을 못 하면 발이 바깥쪽으로 틀어지거나 무릎이 안쪽으로 쏠리고 골반이 기울기 시작한다. 통증은 한참 뒤 무릎이나 허리 등 전신으로 나타나지만 진짜 원인은 발끝에 있다.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의 신체 정렬은 아래에서 위로 쌓이기에 토대가 흔들리면 상부 구조는 보상 작용으로 정렬이 틀어지게 된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엄지발가락 상태와 근육 힘을 점검해야 한다. 육안상 엄지가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었거나 관절을 누를 때 통증이 있다면 정렬이 무너진 상태다. 이어 근육 기능을 체크해 보자. 첫째, 맨발로 서서 엄지발가락으로 바닥을 힘껏 누른다. 이때 다른 사람이 엄지 아래로 손가락을 넣어 누르는 힘의 정도를 체크하면 된다. 둘째, 엄지만 바닥에 고정한 채 나머지 네 발가락을 들어 올리는 것이다. 동작이 잘 안 된다면 주변 근육이 굳었다는 뜻이다. 이 상태로 운동하면 보상 작용이 누적되어 관절에 득보다 실이 많아진다. 해결을 위해 일상에서 발가락으로 수건 집기나 엄지발가락만 위로 들었다 내리는 동작을 10회씩 반복하는 것이 좋다. 별것 아닌 것 같아도 꾸준히 하면 발의 안정성이 달라진다.
우리는 신발을 고르는 데 공을 들이면서 정작 신발 안의 발은 들여다보지 않는다. 신발을 신기 전 딱 1분만 엄지발가락에 눈길을 주자. 작은 관심이 전신 건강을 지키는 확실한 시작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