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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흔히 먹는 약제·건강식품이 독성간염 유발하기도…동시 복용 유의

간은 생산·청소·면역 등 다기능

  • 정보현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간·담도·췌장외과 교수
  •  |   입력 : 2026-04-06 18:56:05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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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질 대사 때 일부가 특이 반응
- 음주후 해열제 먹고 급성간부전
- 발병 땐 약물 복용력 우선 확인

#1. 황달이 갑자기 생긴 20대 청년이 급성 간부전이 의심돼 응급 간이식이 필요할 수 있다는 소견으로 병원을 찾았다. 입원 당시 황달은 심했지만, 의식은 명료했고, 최근 위스키에 취미가 생겨 음주를 즐겼으며, 그러던 중 감기 기운이 있어 해열진통제를 복용했다고 했다. 입원 뒤 보존적 치료를 하면서 경과를 관찰했는데, 다행히 간 기능은 점차 회복됐고 10일 만에 퇴원했다.
정보현 해운대백병원 간·담도·췌장외과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해운대백병원 제공
#2. 40대 여성이 황달과 의식 저하로 다른 병원 응급실에 갔다가 급성 간부전이 진행돼 응급 간이식이 필요하다는 소견으로 전원 조치됐다. 이 여성은 다이어트에 도움 된다는 건강보조식품을 한 달가량 섭취했고, 바이러스 간염 병력이나 음주력은 없었다. 간부전 상태의 호전이 없어 뇌사자 간이식 대기 등록을 하고 애타게 기다리다가 결국 뇌사자의 간 기증을 받아 간이식을 진행했다. 수술 후 중환자실에서 무사히 의식을 회복했고, 이식 간이 안정적으로 기능을 하면서 수술 후 한 달 정도 지난 뒤 퇴원했다.

간은 우리 몸의 생명 유지 복합산업단지 같은 곳이다. 신체에 필요한 각종 물질을 만드는 생산 라인, 몸에 들어온 각종 물질을 해독하는 청소 라인, 각종 면역 물질을 만들고 체내에 들어온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처리하는 면역 라인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정상적인 간은 30% 정도만 남기고 절제해도 한 달 정도 경과하면 정상 크기와 기능을 회복할 정도로 훌륭한 회복력이 있다.

진료받는 환자 중 간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관리하고자 간에 좋은 식품이나 약물을 물어보는 예가 많지만, 간은 정작 특별한 보약이나 음식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음식이나 약품을 포함해 외부에서 체내로 들어오는 외인성 물질은 간으로 전달돼 대사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부 특수 대사 산물은 도리어 간에 특이 반응을 일으키거나 간 기능에 과부하를 가져와 간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위 사례와 같은 환자들은 약에 의한 간 손상, 광범위하게는 독성 간염으로 진단할 수 있다. 독성 간염이란 각종 약물(양약, 한약, 건강보조식품 등)의 복용, 화학물질의 흡인 주사 등으로 발생하는 간 기능의 손상을 말한다. 항생제나 진통제 항결핵제 항진균제 등 각종 약제가 경미한 정도부터 전격성 간부전까지 이를 수 있는 독성 간염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있고, 정확한 통계나 연구 결과는 없지만 건강보조식품이나 한약제 복용 후 전격성 간부전으로 간이식까지 이르는 사례도 보고됐으며, 실제 진료현장에서 접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바이러스 간염이나 음주력 여행력 같은 다른 원인을 배제하면서 약물 복용력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원인으로 의심되는 약제를 중단하는 것이다. 간 손상 정도 복용량 기간 등에 따라 증상과 간기능이 호전되는 예가 많지만, 드물게는 심각한 전격성 간부전으로 진행해 간이식을 받지 않으면 치명적인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국내에는 각종 민간요법이나 한약 등에 의해 독성 간염이 발병하거나, 운동 시 복용하는 단백질 보조제, 다이어트 식품, 건강기능식품에 의한 독성 간염으로 병원을 찾는 사례가 많다. 이럴 땐 원인 물질을 정확히 규명하기 어렵고 그에 대한 간독성 정보도 매우 제한적이어서 이러한 약제나 식품 복용 땐 여러 가지를 동시에 복용하는 것은 피하고, 복용 전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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