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질수록 공기가 차고 메말라간다. 피부가 당기고 입술이 갈라질 무렵, 우리의 두피와 머리카락도 조용히 신호를 보낸다. 비듬이 늘고, 가려움이 생기며, 머릿결이 푸석해지는 현상은 단순한 계절 변화가 아니다. 보이지 않는 수분 손실이 이미 시작된 것이다.
건조한 공기는 두피 표면의 천연 보습 인자와 피부 지질막의 수분을 빼앗아 간다. 그 결과 두피의 유수분 균형이 깨지고, 피지선이 불규칙하게 작동하면서 방어력이 떨어진다. 모발 역시 마찬가지다. 가장 바깥층인 큐티클이 들뜨면 내부의 단백질과 수분이 빠져나가고, 탄력은 떨어지며 푸석하고 잘 끊어지는 상태가 된다. 머리를 빗을 때 엉킴이 심해지거나 정전기가 자주 일어난다면 이미 건조함의 공격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변화의 원인은 두 가지다. 첫째는 난방과 대기 건조로 인한 두피 장벽 손상, 둘째는 급격한 기온 차로 인한 혈액순환 저하다. 장벽이 약해지면 미세먼지나 세균이 쉽게 침투해 염증과 각질을 유발하고, 혈류가 줄면 모근으로의 영양 공급이 막혀 모발의 성장주기가 단축된다. 이렇게 되면 휴지기 모발이 늘어나 탈모량이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핵심은 단순한 보습이 아니라 두피 본연의 방어 시스템을 회복하는 것이다. 샴푸 때는 뜨거운 물을 피하고 미온수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뜨거운 물은 두피의 천연 유분을 녹여버리기 때문이다. 드라이 시에는 찬 바람을 사용해 두피부터 말리면 내부 수분 손실을 줄이고 정전기도 예방할 수 있다.
주 1회 정도 두피 전용 스케일링 제품을 사용해 모공 속 노폐물을 제거하고, 세정 후에는 판테놀이나 히알루론산이 함유된 두피 전용 앰플로 보습과 진정을 동시에 관리한다. 얼굴에 에센스를 바르듯, 두피에도 수분이 필요하다. 모발 끝에는 헤어 오일이나 밤을 발라 유분 막을 형성하면 수분 증발과 마찰 손상을 줄일 수 있다. 취침 전 소량 도포하면 수면 중 손상도 예방된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피부만 신경 쓰지 말고, 머리 피부도 함께 챙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