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킥보드, 공유자전거 등 ‘공유 모빌리티’가 시민의 발이 된 지 오래다. 하지만 편리함의 이면에는 도시공간의 혼잡, 안전 문제, 규제 공백 등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공유 모빌리티 주차구역 옆 인도 한 가운데에 전동 킥보드가 방치돼 있다.

도로와 보도, 육교 위에 무질서하게 방치된 전동킥보드와 공유자전거를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지정주차구역이 있음에도 인도 가운데를 막고 보행자에게 불편을 주고, 시각장애인이나 노약자에게는 위험 요소로 작용한다.

부산시는 2022년 주차 인프라 확대, 2024년 보행 안전 관련 법규 강화, 2025년 주차구역 활성화 및 단속 강화 정책(공유모빌리티를 주차구역 외 반납 시 과태료, 강제견인 및 보관료 등 다양한 불이익을 주는 제도)을 시행했지만, 관리 인력 부족과 실시간 단속 한계로 여전히 효과는 제한적이다.

공유모빌리티는 ‘라스트 마일(Last Mile)’ 이동수단으로 주목받았지만, 오히려 교통체증을 초래하는 일이 잦다. 짧은 거리나 대중교통이 불편한 지역에서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면 편리하지만, 주행 중 차로를 점유하거나 불법 주정차가 늘어나면서 차량 흐름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많다. 더욱이 공유모빌리티는 도로교통법을 적용받는 차량과 같아서 인도에서 주행하면 안 되며, 인도에 사람을 충격 후 조치 없이 이동 시 도주 혐의(형사처벌)를 받을 수 있다.

공유모빌리티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지만, 제도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킥보드 운전면허 의무화, 헬멧 착용 규정, 보험 등이 마련됐지만 현실과 괴리가 크다. 대부분의 이용자가 헬멧을 착용하지 않으며, 사고 발생 때보험 적용 여부도 명확하지 않다. 지자체별로 규정이 달라 기업들은 도시마다 다른 기준에 맞춰 운영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지속가능한공유모빌리티를 위해서는 기업의 자율적 관리와 더불어, 도시 차원의 통합 데이터 관리, 인프라 재배치, 시민 인식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부 지자체는 내년부터 AI 기반의 공유 모빌리티 위치 추적·회수 시스템을 시범 도입할 예정이며, 일부 지자체는 킥보드 전용 주차존 확대를 추진 중이다.

이용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타인의 안전을 위협하는 공유 모빌리티, 도시공간의 재설계와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당장 모든 것을 갖추기 어렵기에 성숙한 시민의식이 더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