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다. 상쾌한 바람, 붉게 물든 단풍길, 마음은 산을 향해 설렌다. 하지만 지난 산행을 떠올려보자. 기분 좋게 걷던 그 길의 끝에서, 발바닥이 아프고 종아리가 욱신거리고 무릎까지 뻐근해진 적은 없었는가? 많은 이들이 이런 증상을 단순한 근육통이나 피로로 넘기곤 한다. 하지만 진짜 원인은 내 발의 구조적 문제와 충격 흡수 실패 때문이다.
등산은 평지를 걷는 것과는 다르다. 불규칙한 지형과 경사, 내리막길, 바위 길을 오르내리다 보면 발에 가해지는 하중이 훨씬 크고, 반복되는 충격이 발 전체에 누적 된다. 이때 발의 구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그 충격은 발에서 끝나지 않고, 발목과 무릎, 골반, 허리까지 전해진다. 특히 평발이나 요족을 가진 사람은 산행에서 더 쉽게 지치고 통증을 경험한다. 평발은 발바닥 전체가 지면에 닿아 충격을 흡수하기 어렵고, 장거리 보행하면 쉽게 피로해진다. 반대로 요족은 아치가 너무 높아 발가락이나 발 바깥쪽에 체중이 쏠리면서, 발목이 흔들리고 균형이 무너지기 쉽다. 그 결과, 걷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고 전신 피로로 이어질 수 있다.
사람마다 걸음걸이가 다르고, 발자국 모양도 다르다. 그 이유는 각자의 발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정작 내 발이 어떤 구조인지 잘 모른 채 살아간다. 그래서 무리한 산행 뒤에 찾아오는 통증조차 ‘내가 유난스럽나’라고 오해하기 쉽다.
내 발을 제대로 알게 되면 그에 맞는 준비도 가능하다. 평발이라면 아치를 지지해 주는 인솔이 필요하고, 요족이라면 충격을 흡수해 주고 흔들림을 잡아주는 신발을 신어야 한다. 산행 전에는 발가락과 종아리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해보자. ‘발가락 묵찌빠’나 ‘수건 당기기’ 같은 간단한 운동도 도움이 된다. 산행 후에는 따뜻한 물로 족욕을 하거나, 발바닥 마사지로 피로를 풀어주는 것도 좋다.
필요에 따라 쿠션감 있는 인솔이나 아치 지지 기능이 있는 신발을 챙기고, 족부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 맞춤형 인솔을 사용하는 것도 추천한다. 심장이 멈추면 생명을 잃는다. 그렇다면 제2의 심장이라 불리는 발이 무너지면 어떻게 될까? 그때부터 건강은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