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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초기 폐암 진단율 90% 시대…2명 중 1명은 수술도 가능해져

혈액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도입, 표적 유전자 돌연변이 신속 확인

  • 엄중섭 부산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  |   입력 : 2025-02-10 18:15:16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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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 맞춤형 항암제 정교한 처방
- 신약 임상시험… 치료기회 제공

필자가 12년 전 부산대병원 교수로 발령 받았을 때 수술을 받는 폐암 환자는 20% 안팎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술이 가능한 환자가 50% 가까이 증가했다. 건강검진을 꾸준하게 받는 데다 폐암 고위험군의 저선량 CT 선별검사가 널리 보급된 결과로 보인다. 이젠 초기 폐암을 어떻게 잘 진단하고 빨리 수술하느냐가 더욱 중요해졌다.
부산대병원 호흡기내과 엄중섭 교수가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부산대병원 제공
부산대병원 호흡기내과·폐암센터는 말초 폐암의 조직검사를 할 수 있는 방사형 기관지내시경초음파를 국내에서 최초로 도입했고, 10여 년간 많은 임상 경험을 쌓았다. 최근에는 초박형 기관지내시경도 도입했다. 이뿐만 아니라 기존 겸자생검(내시경 검사 중 의심되는 부위에서 조직을 채취하는 검사)에 냉동생검요법을 추가해 초기 폐암의 진단율을 70%에서 90%로 높였다.

부산대병원의 경우 폐암을 유발하는 표적유전자검사의 정확도 역시 크게 향상했다. 유전자 검사로 정확한 표적항암제를 선정할 수 있으므로 이는 진행성 폐암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은 많은 유전자 돌연변이를 치료할 수 있는 다양한 표적항암제가 있다.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유전자 돌연변이가 30~50%의 폐선암 환자에서 주로 발견된다는 점이다.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표적항암제는 효과가 없다. 물론 면역항암제를 이용한 치료에서도 임상 성적은 많이 개선됐다.

부산대병원이 선도적으로 시행하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검사는 폐암을 유발하는 모든 유전자 돌연변이를 한번에 확인할 수 있다. 수술을 받을 수 없는 진행성 폐암 환자에게는 NGS 검사가 이제 필수적이다. 부산대병원에서는 진행성 폐암 환자가 대부분 NGS 검사를 받는다. 최근 혈액을 이용한 NGS 검사 방식이 도입됐다. 혈액 내부에는 종양세포에서 떨어져 나온 DNA 조각들이 있는데, 이를 이용해 NGS 검사를 하는 것이다. 검사 결과도 1~2주 만에 비교적 빨리 확인할 수 있다. 부산대병원을 찾는 많은 환자가 혈액 NGS 검사를 통해 표적유전자 돌연변이를 발견하고, 환자 맞춤형 표적항암제를 처방받고 있다.

수도권 대형병원과 지역 대학병원 간 가장 많은 차이를 보이는 점 가운데 하나가 신약 임상시험이다. 지역 대학병원에서는 신약 임상시험 기회가 적다. 신약 임상시험에 참여하면 지금은 쓸 수 없는 다양한 새로운 약제를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기 전 사용할 수 있으므로 많은 환자에 새로운 치료 기회를 줄 수 있다.

부산대병원은 5년 전 폐암 신약 임상시험센터(센터)를 개소했다. 센터는 다국적 거대 제약회사들과 협업해 새로운 폐암 신약 임상시험을 수주하고 있다. 덕분에 가격이 1000만 원가량 되는 표적항암제를 무상으로 치료하는 환자가 있다. 예상수명이 6개월 남짓한 고령의 4기 폐암 환자는 국내에서 사용할 수 없는 표적치료제 신약을 처방받은 뒤 3년 넘게 폐암이 거의 없어진 상태로 살고 있다. 센터는 환자에 도움이 되는 더욱 많은 임상시험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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