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아 서혜부 탈장은 고환 비대칭
- 여아의 경우 사타구니 불룩해져
- 수술 늦으면 장폐색 진행될 수도
우리 몸의 장기가 제자리에 있지 않고 다른 조직을 통해 빠져나오거나 돌출되는 것을 탈장이라고 한다. 탈장의 위치에 따라서 배꼽 탈장, 서혜부 탈장, 횡격막 탈장, 복벽 탈장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 중 아이에게 가장 흔하게 발견하는 탈장은 배꼽 탈장과 서혜부 탈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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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제대 부산백병원 소아외과 남소현(가운데) 교수 팀이 소아탈장 복강경술을 시행하고 있다. 인제대 부산백병원 제공 |
탯줄이 떨어지고 나면 배꼽 주위의 복벽이 조금씩 좁아지면서 막힌다. 이 복벽이 다 막히기 전까지는 아이가 울거나 보챌 때 배꼽을 통해 복강 안의 장들이 들락 날락 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것이 배꼽 탈장이다. 손가락으로 만져보면 배꼽이 될 피부 밑으로 손가락이 배 안으로 쑥 들어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결손 부위는 아이가 자라면서 대부분 저절로 막힌다. 하지만 후천적으로 배꼽 탈장이 생겼다면, 예를 들어 간경화가 심해 복수가 많이 생기면서 배꼽 탈장이 생긴 경우, 복막 투석 시행 시 배꼽 탈장이 생긴 경우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서혜부 탈장은 사타구니가 평소보다 불룩한 것으로 의심할 수 있다. 남자 아이는 음낭까지 장이 내려가면 고환의 비대칭을 발견할 수 있어서 금방 알 수 있지만, 여자 아이는 아랫 쪽까지 내려가지 않고 사타구니가 살짝 불룩한 것으로 착각해 진단 시점이 늦어지는 예가 많다. 남아의 경우 태아 시기에 등 뒤쪽, 후복막강에서 정소(고환, 정자를 만드는 기관)가 발생하여 현재의 음낭 위치로 이동하는 발달 과정을 거친다. 고환이 음낭으로 잘 내려가도록 길을 만들어 주고 나면, 출생과 동시에 길을 이끌어 주었던 복막이 서서히 막히게 된다. 이 구멍이 막히지 않고 열려 있으면, 복압이 올라갈 때마다 배 안에 있어야 할 소장이나 대장이 구멍을 통해 밀려 나와서 서혜부 탈장을 유발하게 된다. 여아에서는 장보다 난소가 내려와 있는 경우가 더 많아서 엄지손가락 만한 덩이로 단단하게 만져질 수 있다. 복압이 올라가는 상황, 예를 들면 아이가 울 때, 대변을 보려고 힘줄 때, 뛰거나 오래 서서 놀고 났을 때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서혜부 탈장이 진단되면 이른 시간 안에 수술해야 한다. 조그마한 구멍으로 장이나 난소가 들락 날락 움직이다가 갑자기 좁은 구멍에 장이나 난소가 끼어 갇히는 경우가 가장 문제가 된다. 이를 ‘감돈’이라고 한다. 끼어 있는 장기를 빨리 복강 안의 제자리로 돌려놓지 못하면 혈액 순환 장애로 장이나 난소가 상하게 되어 장기를 절제하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손으로 넣어도 들어가지 않고 점점 더 부풀어 올라 단단하게 느껴지거나, 복부 팽만이 시작되고 구토 증상이 시작된다면 장 폐색이 진행되는 상황이므로 빨리 응급실로 가야 한다. 이런 증상은 아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더 흔히 발생하므로 서혜부 탈장을 진단했다면,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 나이와 관계 없이 이른 시기에 수술이 필요하다.
어른의 서혜부 탈장은 복벽의 근육까지 탄탄하게 만들어주는 수술이 필요하지만, 소아에서는 막히지 않고 열려 있는 구멍만 막아주는 수술을 한다. 서혜부를 1㎝ 정도 절개해 교정하기도 하고, 복강경을 이용해 시술할 수도 있다. 수술 시간은 합병증이 없는 경우 10∼15분 걸리고, 재발율은 1%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