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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하게 죽을 권리…‘호스피스 완화의료’ 급성장에도 갈 길 멀다

질 높은 생애말기 돌봄 요구 속 2015년 ‘입원형’ 건보수가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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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뒤로 가정형·자문형도 제공
- 질환 범위·서비스 종류는 한계

- 소아청소년 대상으로 사업 확대
- 고신대에 부울경 첫 전문기관

지난 2022년 6월 ‘조력존엄사법’이 발의됐다. 조력존엄사법은 극심한 고통을 겪는 말기환자에, 환자 본인의 희망 시 의사가 약물 등을 제공해 스스로 삶을 마무리하도록 허용하는 법안이다. 사실 이 법안은 안락사의 한 형태인 ‘의사조력자살’과 차이가 없다. 의사가 직접 환자에 약물을 투여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 ‘적극적 안락사’와는 차이가 있으나, 의사가 사망에 이르게 하는 약물을 제공하고, 환자 스스로 약물을 투약하여 생명을 종결한다는 점에서 이는 분명히 안락사이다. 2001년 네덜란드에서 세계 최초로 안락사를 합법화한 이후 수많은 나라가 안락사를 합법화하고 있다. 그러나 안락사는 생명 경시 풍조를 조장할 수 있다는 윤리적 문제가 있다. 생명의 존엄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안락사는 답이 될 수 없다.
정원길 고신대복음병원 완화의학과 교수가 환자를 돌보고 있다.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전문기관은 부산 울산 경남에서 고신대복음병원이 유일하다.
그렇다면 심각한 질병으로 인한 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덜어주고, 말기 및 임종기의 환자가 존엄하게 죽음을 맞도록 도울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질 높은 생애 말기 돌봄이다. 이를 위해 도입된 것이 호스피스 완화의료 제도이다. 우리나라는 2015년 입원형 호스피스 완화의료의 건강보험수가 적용이 시작됐고, 2020년에는 가정형 호스피스 완화의료가, 2022년에는 자문형 호스피스 완화의료가 본격적으로 제공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2018년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시범사업이 시작됐고, 올해부터는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지원사업으로 자리 잡게 됐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입원형 호스피스 완화의료의 경우 호스피스 완화의료 전문 병동에 입원해 생애 말기 돌봄을 받을 수 있지만, 대상 질환이 말기 암으로 한정돼 있다. 또 포괄수가제의 한계로 제공되는 의학적 치료 역시 한정돼 있다. 자문형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일반 병동과 외래에서 생애 말기 돌봄을 받을 수 있는데, 대상 질환은 말기 암, 말기 만성 폐쇄성 호흡기 질환, 말기 만성호흡부전, 말기 만성 간경화, 말기 후천성 면역 결핍증 등으로 확대됐지만, 입원형에서 받을 수 있는 요법 프로그램, 자원봉사자의 도움 등 돌봄 서비스 제공에는 한계가 있다. 가정형 호스피스 완화의료의 경우 질환 군은 자문형과 동일하지만, 이 역시 입원형에서 받는 다양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받기 어렵고 수가가 낮아 많은 의료기관이 꺼린다. 소아청소년 완화의료의 경우 대상 질환의 제한 없이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치료받는 24세 이하의 환자와 가족에 제공하는데, 이 역시 의료 서비스와 수가 문제 등이 있다.

그럼에도 질 높은 생애 말기 돌봄을 위해서는 호스피스 완화의료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2008년 19개소 282병상이던 호스피스 완화의료 기관은 현재 197개소 1700병상까지 확충됐다. 그러나 대부분이 수도권에 편중돼 있다. 부산에는 8개의 호스피스 완화의료 전문기관만 있을 뿐이다.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전문기관은 올해 부산 울산 경남에서는 처음으로 고신대복음병원에 들어섰다.

정원길 고신대복음병원 완화의학과 교수는 “질 높은 생애 말기 돌봄을 통해 환자에 주어진 삶을 끝까지 잘 살도록 도와주는 곳이 바로 호스피스 완화의료다. 마지막 순간까지 평범한 일상을 누리도록 도와주는 것, 그것이 바로 호스피스 완화의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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