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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철의 한방 이야기] 팔 못 쓰는 요골신경 마비…장기 침 치료

  • 서종철 동의대한방병원 침구과 과장
  •  |   입력 : 2023-09-04 19:13:43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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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자고 일어나니까 손이 처집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깊은 잠을 자고 난 후 일어났더니 손목이 움직이지 않고 손가락이 잘 펴지지 않는다고 내원하는 환자분들이 종종 있다. 한쪽 팔이 움직이지 않는 증상으로 중풍이 걱정되어서 내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뇌혈관 문제에 따른 뇌졸중으로도 팔의 마비가 일어날 수 있지만, 다른 증상 없이 팔에만 증상이 있을 때는 경추간판탈출증이나 팔의 단일 신경마비로 발생하는 경우가 더 흔하다. 경추(목뼈)에 문제가 없다면 대체로 말초신경 중 하나인 요골신경이 손상된 요골신경 마비가 많은데 이는 팔에 비교적 흔하게 생기는 질환이다.

요골신경 마비는 팔을 지나가는 신경 중에 요골신경이 물리적으로 압박되면서 발생한다. 신경이 물리적 압박에 의해 마비가 되려면 꽤 오랜 시간 신경이 압박되어야 하기 때문에 주로 수면 중에 빈발한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수면 중에도 돌아눕거나 뒤척이는 등 몸의 움직임이 조금씩 있기 때문에 신경이 압박되더라도 마비까지 이르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움직임이 제한될 정도로 깊은 잠을 잘 때는 요골신경이 밤새 지속적으로 압박되면서 마비에까지 이르게 된다.

요골신경 마비는 ‘토요일 밤의 마비(Saturday Night Palsy)’, ‘신혼여행 마비(Honeymoon Palsy)‘라고도 불린다. 토요일 밤에 신나게 술을 마시고 만취된 상태로 자거나, 신혼여행에서 배우자에게 팔베개를 해 주면서 신경이 압박되어도 발생해 그런 별명이 붙은 것이다. 필자가 진료실에서 만난 환자분들 중 일부는 수면제를 복용하고 잠든 후 요골신경 마비가 발생한 경우도 있었다. 수면 중에 일어나는 것 외에도 외상에 의해 부종이 발생해 신경을 압박하거나 신경이 지나가는 부위의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함으로써 신경이 자극된 경우에도 생길 수 있다.

신경이 마비된 상태에서 손을 억지로 쓰려고 하다 보면 관절과 근육에 무리가 갈 수도 있다. 그렇다고 오랜 시간 가만히 놔두면 근육에 위축이 올 수도 있기 때문에 적절한 관리와 치료가 필수적이다. 그리고 ‘기혈순행’을 원활히 하고 손상된 신경을 회복하기 위해 약과 침, 약침 치료가 필요하다. 신경이 회복되는 동안 마비된 근육이 위축되지 않으려면 전침 요법을 통해 해당 근육에 적절한 전기자극을 반복적으로 주는 것이 필요하다. 요골신경 마비는 다른 마비성 질환과 마찬가지로 초기의 빠른 치료가 양호한 예후를 보인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보통 1~2개월 이내 회복되지만 마비가 심한 경우에는 더 오래 걸리기도 한다.

마비가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꾸준히 침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마비가 살짝 풀렸다고 해서 팔을 평소처럼 사용하거나 치료를 중단하면 회복이 불완전할 수 있다. 또한 마비가 덜 풀린 근육과 관절에 무리가 가서 영구적인 손상이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요골신경 마비는 대체로 하룻밤 사이 순식간에 생기지만 힘과 움직임의 회복은 천천히 조금씩 이뤄지기 때문에 어린아이가 움직이는 법을 처음 배우는 것처럼 조금씩 힘과 움직임을 찾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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