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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장이 제자리서 탈출하는 탈장, 통증 없다고 방치?

  • 김지헌 웰니스병원 원장
  •  |   입력 : 2022-06-27 19:31:42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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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 갓(하느님 맙소사)!” 어느날 탈장 진료를 받으러오신 어르신의 환부를 보는 순간 터져나온 나의 첫마디였다. 서혜부(사타구니)에서 음낭 쪽으로 아기 머리만한 크기의 탈장이 보였던 것이다. “많이 아프지 않고, 누워서 주무르면 들어가기도 해서 그냥 뒀어요.” 그렇게 30년을 탈장으로 살아오신 그 어르신께 “병을 많이 키워 오셨네요. 지금이라도 수술하면 좋아지실 겁니다”고 말하고 수술해 드렸다. 수술 시기가 늦어서 수술 후 상당 기간 고생하셨지만 아마 그 분은 새로운 인생을 즐기고 계시리라.

이처럼 탈장은 누워서 쉬거나 튀어나온 부위를 누르면 원래대로 들어가고, 통증이 강하지 않아 자각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래서 탈장을 오랜 기간 방치하다가 상태가 아주 심각해진 후에야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탈장은 다양한 부위에서 발생한다. 앞서 말한 경우의 서혜부 탈장이 ‘복벽 탈장’의 4분의 3 정도를 차지한다. 초기에는 배에 힘을 주거나 무거운 짐을 들면 사타구니 한쪽이 부풀어 오르면서 작은 덩어리가 만져지는 것이 특징이다. 그 다음으로 많은 ‘반흔 탈장’은 수술했던 부위의 상처에 발생하는 것이다. 수술 상처가 아물 때 염증이 생기거나 회복기에 심한 운동을 너무 빨리 해서 꿰매 놓은 근막이 다시 벌어져 장이 빠져나오는 것이다. 소아에게 흔한 ‘배꼽 탈장’은 주로 선천적으로 발생하는데, 크기가 작으면 성장하면서 막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상태에 따라 5살까지는 기다려 보고 수술하는 경우가 많다.

성인의 배꼽 탈장은 비만과 임신 등의 원인으로 배의 둘레와 사이즈가 늘어나면서 생길 수 있다. 또 ‘대퇴 탈장’은 서혜부 탈장 부위의 아래인 다리 쪽에 발생한다. 대부분의 탈장은 남성 환자 비율이 훨씬 높지만 대퇴 탈장은 여성에게 더 많이 생긴다. 비교적 드물지만 한 번 탈장되면 복강 내로 되돌아가는 것이 어려워서, 빠져나온 장이 근육 틈 사이에 끼는 ‘감돈’이 발생한다. 이런 경우 응급수술이 필요하다. 그 외에도 아주 드물지만 상복부나 옆구리 골반 등의 근육에 틈이 벌어질 수 있는 자리이면 탈장은 어디든 발생할 수 있다. 탈장의 유일한 치료법은 수술이다. 간혹 어린 아기의 탈장이 자연 치유되는 경우는 있어도 성인은 복벽 근육에 생긴 틈이 저절로 막히지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커질 수 있어 수술로 그 틈을 막아줘야 한다.

다행인 것은 탈장 수술이 옛날처럼 큰 수술이 아니라는 점이다. 과거 복벽 근육과 근막을 직접 꿰매던 수술에서 지금은 인공막을 이용해 틈을 막아주는 방법과 복강경을 이용한 수술 등으로 발전되었다. 복강경 인공막탈장 교정술의 경우 카메라와 수술기구가 들어갈 수 있는 0.5~1㎝ 정도의 작은 상처만 내고 근육 틈 뒤쪽에 인공막을 대주는 수술법이다. 이는 절개 부위가 작아 통증이 적고 회복기간도 2주 내외로 짧다. 게다가 재발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모든 병이 그렇듯 탈장도 방치할수록 커지고 치료가 어렵게 된다. 통증이 없다고 방치하지 말고, 하루빨리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수술을 받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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