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 발병률, 남성보다 4배 높아
- 자연 회복 어려워 의사 도움 필요
- 수술 후 손목 힘 회복에 반년 소요
주부 A(55) 씨는 몇 년 전부터 손목 부위와 손가락이 조금씩 아프거나 저린 현상이 나타났다. 손가락 감각도 무뎌지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지내다 근래 들어 증세가 부쩍 심해졌다. 밤에도 증상에 시달리게 되자 결국 병원을 찾았다. 검진 결과,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진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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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년 여성에게 빈발하는 손목터널증후군은 야간에 통증이 더 심하게 일어난다. 온종합병원 구인회(정형외과 전문의) 부원장이 환자의 손목 부위를 검진하고 있다. |
이 질환은 손목 부위의 뼈와 인대로 이뤄진 수근관(손목터널)에서 정중신경(팔의 말초신경 중 하나로, 일부 손바닥의 감각과 손목 및 손의 운동기능을 담당한다)이 압박돼 발생하는 압박성 신경병증이다. 인구 1000명당 약 1~2명에서 발병하는 비교적 흔한 질병이다. 특히 중년기 여성에게서 빈발한다.
이는 통계 자료에 그대로 나온다. 즉, 지난해 국내에서 손목터널증후군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중 여성이 전체 73.5%에 이른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가장 많은데, 그 중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4배 가까이 많다. 그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집안의 무리한 가사노동이나 폐경기 이후 호르몬 변화가 일부 원인으로 추정된다. 퇴행성 변화가 축적되면서 나타나는 것이 원인일 수도 있다.
온종합병원 관절센터 구인회(정형외과 전문의) 부원장은 “이 증후군의 최대 특징은 야간 통증이다. 취침 전이나 저녁에 통증이 더 심하게 일어난다”면서 “대체로 자연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전문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 증후군은 초기에 큰 통증이 없는 데다 단순 근육통과 비슷해 자칫 방치하기가 쉽다. 그러다 병을 키우고 통증이 심해지면 물건을 잡기조차 힘들어지고 촉감 마비 증상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증후군은 통증 외에도 손끝이 따끔거리거나 화끈거리는 열감과 전기가 통하듯이 저린 느낌이 든다. 심하면 엄지손가락 등이 마비돼 잘 움직여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 질환을 방치해 정중신경이 장기간 눌려있는 경우에는 신경이 관할하는 근육의 위축과 신경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이렇게 손상된 신경은 회복될 때까지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린다. 그 외 신부전증이나 갑상선 질환, 류마티스관절염, 당뇨 같은 전신 질환자에게도 손목터널증후군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 또 임신 3기 여성들의 약 45%에서 나타날 수 있는데, 대부분 출산 후에는 사라진다고 한다.
치료는 비수술적 방법과 외과적 수술법으로 구분된다. 전자는 손목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나 초음파를 이용한 스테로이드제, 프롤로테라피 등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으로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구인회 부원장은 “1년 이상 보존적 치료를 해도 효과가 없거나 되레 증상이 심해지면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보편적인 수술 치료는 가로 인대를 잘라서 손목 터널을 넓혀주는 ‘수근관 유리술’이다. 절개방법에 따라 개방술을 통한 감압술, 내시경을 이용한 감압술, 최소 절개를 통한 감압술로 나뉘며 환자 상태에 따라 선택한다고 구 부원장은 설명했다.
수술을 받는다고 통증이 금방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수술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서서히 줄어들고 좋아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수근관 유리술의 경우 환자마다 차이가 있으나 2∼3일 지나면 수저 사용이 가능하고, 2주 후에는 일상에서 손을 제대로 쓸 수 있다. 수술 이후 재활치료를 병행하면 회복이 그만큼 더 빨라진다. 인대를 끊어내는 수술이기 때문에 물건을 쥐는 손의 힘이 회복되려면 6개월 정도 여유를 가져야 한다. 따라서 재활치료를 하면 회복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손목 기능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