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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척추수술은 하면 안된다?

  • 박만규 박원욱병원 원장
  •  |   입력 : 2021-03-01 18:58:36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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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진료를 하다 보면 마비나 통증이 심해 수술이 꼭 필요한 환자들이 있다. 이 분들에게 수술을 언급하면 열에 아홉은 “주변에서 척추수술은 하지 말라 하더라” “척추수술을 하면 재발이 된다더라”는 말을 전한다. 물론 이 중 수술을 하는 환자도 있고 주사나 약물치료로 버티는 분도 있다.

척추질환을 진료하면서 환자들은 척추수술을 다른 수술에 비해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여기에는 적응증이 되지 않는 환자에게 무분별한 수술을 권하는 일부 의사의 책임도 있다. 수술해야 할 시기에 수술하지 않는다면 그에 대한 후유증이 남게 된다.

흔히 척추질환을 잔디 위의 돌에 비유한다. 파릇한 잔디 위에 돌이 있으면 당연히 잔디가 아플 것이다. 이 돌을 제때 치우지 않고 계속 놔두면 잔디는 시들게 된다. 잔디가 모두 시들고 나서 돌을 들어낸다고 이미 시든 잔디가 살아나기는 힘들 것이다. 사후약방문인 셈이다.

척추질환 역시 마찬가지다. 의사가 수술로 치료하는 것은 신경을 누르고 있는 디스크나 협착증을 없애자는 것이지 시들어 있는 신경을 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신경이 더 상하기 전에 수술하는 것이 좀 더 나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수술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환자들을 어떻게 하면 안심시키며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을 수 있는지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최초의 외과적 척추 수술은 1829년 미국에서의 후궁절제술이고, 이후 1909년 추간판 탈출증 수술이 최초로 시행됐다. 당시엔 병변을 맨눈으로 보며 수술했으니 예후가 그리 좋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1977년 미세 현미경 수술이 도입된 이후 많은 수술법이 잇따라 개발돼 예후가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내시경수술이 도입돼 병변을 최대 20배까지 확대해 볼 수 있어 수술 후 합병증을 많이 줄일 수 있게 됐다.

척추수술 후 재발과 관련된 오해도 적지 않다. 재발이 무서워 수술을 못하겠다는 환자들에게 흔히 하는 비유가 있다. 치아도 충치 치료 후 양치질 등의 관리가 잘되지 않는다면 다시 충치가 생길 수 있다. 관리가 잘된다 하더라도 나이가 들수록 잇몸이나 치아가 약해지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척추 역시 마찬가지다. 척추수술이 끝이 아니라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노력하며 꾸준히 운동이 뒤따라야 다시 문제가 생기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외래에선 이를 ‘척추 양치질’이라 표현한다. 하지만 퇴행성 질환은 관리가 잘된다 하더라도 나이가 들면서 척추질환이 심해질 수가 있다. 주기적인 진료를 통해 잘 관리해야 하는 이유이다. 척추질환으로 고생하던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2017년 척추유합술을 받았다. 이후 재활운동과 꾸준한 관리를 통해 수술 후 1년 5개월만인 2018년 9월 PGA투어에서 우승했다.

척추수술은 안 해도 된다면 안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오랜 기간 통증으로 고생하거나 보존적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마비 등 신경학적 증상이 있다면 적절한 시기에 수술하는 것이 좋다. 수술은 끝이 아니다. 수술 후 ‘척추 양치질’에 신경을 쓴다면 좀 더 나은 경과를 보일 것이다. 박만규 박원욱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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