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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하지정맥류는 유전성 질환…자녀·부모 몸 관리에 신경을

  • 청맥병원 혈관외과 장지란 원장
  •  |   입력 : 2021-01-04 19:14:08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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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 앉아 있으면 보호자 없이 홀로 진료실을 찾는 환자도 있고, 환자·보호자 그리고 의사 이렇게 3명이 마주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어떤 환자는 보호자를 빼닮아 한눈에 봐도 직계존속임을 알 수 있고, 어떨 땐 무슨 관계일까 애매한 때도 있다.

하지정맥류 진료를 보다 보면 나이 대와 어울리지 않게 정도가 심한 환자가 더러 있다. 이런 경우 필연적으로 환자는 묻는다.

“저희 어머니도 저와 비슷한데 혹시 유전인가 봐요?”라고. 진단 후 수술을 권유할 때면 어떤 환자는 동행한 엄마에게 농담처럼 “엄마 닮아 그러니까 엄마가 수술비 내줘!”라고 할 때도 있다. 그럼, 나는 “세상 어느 부모가 좋은 것만 주고 싶어 하지 않을까요. 좋은 것도 아마 많이 주셨을 거예요”라고 분위기를 풀어갈 때도 있다.

하지정맥류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유전적인 원인이 강한 질환이다.

미국의 한 통계에 따르면 부모 모두가 정상일 경우 발병률은 20% 미만이지만 부모 중 한 명이 하지정맥류가 있으면 아들의 발병률은 25%, 딸은 62%에 달한다. 부모 모두 하지정맥류를 앓았다면 자녀의 성별과 관계없이 발병률은 90%를 넘는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을 우성·열성 유전, 유전자 변이 등의 유전 질환처럼 인식하면 좀 과한 듯하다. 그저 닮는다는 것이다. 우리집 식구는 목 감기가 잘 걸린다거나 위장이 약한 것처럼 말이다.

나도 아이를 낳고 부모가 되어 내 아이를 안아보니 말랑말랑한 것이 나를 닮았구나 싶기도 하다가 전반적으로 큰 틀은 남편을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하지정맥류 수술을 받았고, 혈관외과 의사인 내가 볼 때 남편도 정맥이 그다지 건강해 보이지 않는다. 해서, 아이를 업을 땐 나도 모르게 종아리를 자주 주물러 주기도 하고, 쪼그려 앉거나 무릎을 꿇을 때면 즉시 편히 앉으라고 유독 잔소리를 많이 하게 된다.

지금도 엄마가 보호자로 어린 딸을 동반해 병원을 방문할 때 종종 모녀 간의 볼멘소리를 듣는다. 요지는 엄마가 잔소리가 많다는 것이다. 부모는 아이가 영양제도 챙겨 먹고, 과로하지 않고, 술 담배 등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고, 자식은 그런 부모의 바람이 지나친 간섭이라 생각한다.

모녀 간의 대화를 듣고 있으면 두 사람 모두 이해가 되는 상황이다. 순환이 안 좋은 자식은 제때 일어나고 제때 먹으며 제 할 일 잘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건강이 받쳐주지 않아 힘들고, 부모는 비슷한 몸으로 살아본 선배 입장에서 자식은 나처럼 힘들지 않게 살았으면 해서 어떻게든 노하우를 전수해 주고픈 심정일 게다.

타고난 건 웬만해선 바뀌지 않는다. 혈관도 예외가 아니다.

혈관이 선척적으로 튼튼하지 않더라고 자신의 몸 상태를 잘 이해하고 관리해 쓰임에 맞게 사용하면 유용하게 오래 잘 쓸 수 있다. 그러니 부모님이 하지정맥류가 있거나, 나에게 그런 조짐이 보일 땐 우선 검진이 필요하고, 비슷한 몸으로 살아온 부모님이 잔소리처럼 하셨던 몸 관리법에 근거나 동기부여가 될 수 있도록 전문가인 혈관외과 전문의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좋겠다. 반대로 내게 하지정맥류 증세가 보인다면 부모님이 불편함이 있었지만 힘겹게 꾸려나가느라 바빠 모르고 계시는 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져봄 직하다. 청맥병원 혈관외과 장지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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