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한 기저세포암 순한 암이지만
- 얼굴 외 부위에 생기면 전이율↑
- 악성흑색종 가족력 땐 특히 위험
- 가장 큰 발생원인은 역시 자외선
- 한여름 햇빛노출 최대한 방어를
직장인 A(55) 씨는 최근 얼굴에 검은 반점이 생겼다. 노인에게 생기는 ‘검버섯’이라고 생각하고 “나도 이제는 나이가 들어버렸나 보다” 하며 씁쓸해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얼굴 반점은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고, 진물이 나는 등 문제가 나타나자 불안함 마음에 병원을 방문했다. 검사 결과는 놀랍게도 악성 흑색종이라는 피부암. A 씨는 뉴스에서나 보던 피부암이 자신에게 발생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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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문화병원 성형외과 최재연 과장이 피부질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좋은문화병원 제공 |
■왜 생기나
여름은 자외선이 강해 피부 관련 질환이 급격히 증가하는 계절이다. 자외선 차단제 사용이 늘었지만 병원을 찾는 환자는 오히려 증가하는 실정이다. 동양인보다는 주로 서양인에게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피부암이 국내에서도 급증하는 것.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를 보면 피부암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5년 1만7455명에서 2018년 2만3605명으로 35% 이상 증가했다. 좋은문화병원 성형외과 최재연 과장은 “환자 대부분은 60대 이상이지만, 20대부터 조금씩 증가하면서 40대 이후에는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이어서 전 연령에서 안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피부암이 발생하는 가장 흔한 원인은 자외선이다. 자외선은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고, 면역 반응을 억제함으로써 피부암의 유발한다. 그 외 방사선 노출, 반복적인 피부 염증과 감염, 화상이나 외상에 의한 흉터도 피부암을 일으킨다. 특히 악성흑색종은 가족력이 있다면 발생 위험이 8배나 높아진다. 피부암 환자가 가족 중에 있다면 작은 피부 변화도 꼼꼼하게 체크할 필요가 있다.
■기저세포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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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성 흑색종. 검은 반점처럼 보인다(왼쪽), 가장 흔한 악성 종양인 기저세포암. |
기저세포암은 인간에게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라 불린다. 피부의 가장 바깥층인 표피층의 바닥을 구성하는 기저세포에서 생긴 악성 종양으로, 발생 건수만 따진다면 미국에서 전체 암 환자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흔한 암이다. 자외선에 오래 노출되는 부위에 주로 발생하는데, 안면부와 머리에 잘 생긴다. 가장 흔한 암이면서도 천천히 커지고 전이하는 경향도 극히 낮아서 악성 암이지만 순한 암의 성질도 갖는다. 하지만 얼굴 외 부위에서 생긴 기저세포암은 전이율이 13% 에 이를 정도로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진주 같은 모양을 보일 때가 많고, 시간이 지나면서 중심 부분에 쥐가 뜯어먹은 듯한 ‘궤양(Rat-bite-ulcer)’이 발생한다.
■편평상피세포암과 악성 흑색종
편평상피세포암은 원인이 다양하다. 자외선을 비롯해 열상, 화학물질(타르 비소 등), 방사선, 인간 유두종 바이러스 등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선각화증(적색의 각질화된 피부 병변)이 진행하면서 암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또 수년에서 수십 년 전 발생했던 화상 상처가 피부암으로 변하기도 하는데, 이는 ‘마졸린 궤양’이라 부른다. 결절이나 판상(상처가 바둑판처럼 솟음) 형태로 나타나며, 궤양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악성 흑색종은 피부암 중에서도 악성도가 1위라는 불명예를 갖는다. 피부의 색소를 만들어내는 멜라닌 세포에서 발생하는데, 기존 점과 같은 색소성 병변이나 악성 검버섯, 선천성 거대 색소성 점 등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가족력이 있으면 더 많이 발생한다. 동양인은 손바닥이나 발바닥, 손 끝 등 말단 부위에 잘 생긴다. 흑색종 특징은 ABCDE로 정리된다. ‘점이 비대칭(Asymmetry), 점의 경계가 고르지 못함(Border irregularity), 점 색이 얼룩덜룩(Color variation), 점 지름이 6㎜ 이상(Diameter), 최근 점 크기나 색이 변하기 시작했다면(Evolution)’ 가까운 병원을 방문할 것을 의료진은 권한다.
■치료 어떻게
피부암은 원발암(최초의 암)을 완전 절제해 치료한다. 기저세포암은 모즈미세도식 수술(경계부에서 암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매 번 조금씩 잘라내고 현미경으로 확인)이나 전기 소작술, 소파술(긁어냄), 방사선 치료, 냉동 치료 등 방식이 있다. 편평상피세포암이나 악성 흑색종은 전이가 잘 되므로 광범위한 절제(암의 경계부에서 추가로 약 1~3㎝ 정도의 여백을 포함해 제거)를 하고, 이로 인해서 발생하는 공간은 재건수술을 한다. 피판(피부덩이)을 다른 곳에서 가져와서 덮기도 하며, 피부 이식 혹은 유리 피판술(피부덩이와 혈관을 모두 이식)을 할 수도 있다. 전이가 발견되면 방사선 치료나 항암 치료가 추가된다.
피부암은 다른 내장 장기의 암과는 달리 조기에 발견된다. 대부분 발생 위치가 얼굴 목처럼 겉으로 드러난 부위여서 병원 방문이 빠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암처럼 시간이 지나면 피부암 역시 침범 하는 부위가 깊어지고, 이는 다른 장기로 전이될 수 있어 예후를 나쁘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악성 흑색종처럼 점 같이 생겨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피부암이 진단되는 사례가 많고, 이럴 때에는 이미 전이 등 진행이 많이 된 상태다. 따라서 피부에 약간이라도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가까운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도록 한다.
피부암을 막으려면 자외선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여름 한낮 나들이는 지양하고, 외출할 땐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도록 하자. 금연과 금주도 중요하다. 음주나 흡연은 면역체계를 방해해 피부암 발생 확률을 높이기 때문이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복용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소염제를 복용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15~18% 피부암 발생률이 낮다고 보고된다. 하지만 약물은 위장관 출혈이나 위궤양을 발생시키는 등 부작용이 있으므로, 가족력이 있거나 야외활동이 많은 사람은 전문의와 상담 후 복용을 고려해보자.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도움말=좋은문화병원 성형외과 최재연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