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부산에 국내 2번째 가동
- “국내 암치료 메카로 떠오를 것”
- 방사선·양성자선 장비 대비
- 암세포 살상력 3.2~12배
- 주위 정상세포에 영향 미미
- 부작용 작고 치료 효과 높아
부산 기장 중입자가속기 치료센터의 주 사업자가 서울대병원으로 변경되면서(국제신문 지난 1일 자 1면 등 보도) ‘꿈의 암치료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대병원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부산시, 부산 기장군 등 4개 관련 기관은 이달 말 업무협약을 통해 사업을 본격화한다. 지난 10년간 표류했던 중입자가속기 설치·운영 사업이 뒤늦게나마 본궤도에 오르는 것이다. 부산시 정태효 클린에너지산업과장은 “예정대로 2023년 중입자가속기가 설치되면 부산은 국내 암 치료 ‘메카’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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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부산과학관에서 학생들이 중입자가속기 치료 시뮬레이션을 체험하고 있다. 국제신문DB |
■‘꿈의 암치료기’ 원리는
중입자가속기는 우리 몸을 구성하는 원소인 탄소원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시켜 몸속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암세포에 정확히 충돌시켜 죽이는 첨단 의료기기를 말한다. 초당 10억 개의 탄소를 몸속으로 보내 암세포 밑에 숨어 있는 기저암(저산소 세포)까지 파괴, 암을 완벽하게 ‘도려내는’ 것이다.
중입자가속기는 기존 방사선 치료나 최근 도입된 양성자가속기보다 암 치료에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종전 방사선 장비에 사용되는 X선이나 감마선은 암세포를 향해 고에너지로 발사되는데, 몸속을 뚫고 들어가는 도중 약해져 암세포 살상력이 떨어진다. 이 과정에서 암세포뿐 아니라 주위 정상세포도 파괴하는 부작용이 생긴다. 하지만 중입자선은 피부를 뚫고 최대 25㎝까지 체내에 침투할 땐 약하게 발사되다 암세포를 만나면 강하게 조사돼, 암세포만 파괴하고 소멸하는 원리다. 0.1㎜까지도 매우 정밀하게 암세포를 향해 조사돼 정상세포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 암세포 살상력은 X선의 12배, 양성자선의 3.2배 정도 높다고 알려졌다.
■말기 암 환자 치료 효과 커
중입자가속기는 기존 방사선 장비 대비 치료기간이나 횟수가 크게 단축된다. 종전 2, 3개월가량 걸리는 치료기간이 1~4주로 줄어들고, 치료횟수도 30~40회에서 1~16회로 크게 감소된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관계자는 “암의 위치 등 문제로 수술이 어려운 경우도 치료가 가능하고, 뇌종양이나 육종 등 완치를 목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말기 암 환자 치료 효과도 크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 조사보고서를 보면 특히 말기(3·4기) 암 환자는 기존 방사선 치료 대비 5년 생존율이 23% 이상 증가했고, 재발암 환자는 약 42%가 완치됐다. 하지만 비싼 가격 탓에 국내에는 현재 중입자가속기가 한 대도 없어, 국내 많은 암환자가 장비를 갖춘 가까운 일본에 원정 치료를 다니는 실정이다. 일본은 지바 효고 군마 도수 요코하마 오사카 등 6곳 병원에서 의료용 중입자가속기를 가동 중이다. 중입자가속기는 전립선암 폐암 간암 두경부암 골육종함 자궁경부암 직장암 두개저암 등 주요 암을 치료하는데 사용된다. 일본 방사선의학총합연구소(HIMAC)가 2007년 국제학회에 보고한 자료에 의하면 13년(1994~2006년)째 중입자 치료를 받은 3200명 환자의 치료 부위는 폐암(21%)이 가장 많았고, 두경부암(17%) 전립선암(17%) 골육종(16%) 등이 뒤를 이었다.
■국내외 도입 현황
부산시에 따르면 의료용 중입자가속기는 전 세계 13곳에 구축돼 있다. 일본이 6대로 가장 많고, 중국(란저우 상하이 우웨이) 독일(하이델베르크 마버그) 이탈리아(파비아) 오스트리아(비너노이슈타트)에서 가동 중이다. 현재 건설 중이거나 시설 계획 중인 곳은 10군데다. 국내에는 부산(2023년)에 앞선 2022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치료를 시작할 전망이다. 부산은 2016년 5월 기장군 장안읍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일반산업단지에 중입자 치료센터를 완공하고, 2017년부터 중입자가속기 치료를 상용화할 계획이었으나 사업주체가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선수를 뺏겼다. 이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