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리로 많은 에너지 소비하기에
- 상체 긴장 지나치면 온몸 '욱신'
- 음악에 맞춰 편한 자세로 흔들어
- 주변 의식 않고 '물아일체' 돼야
- 한동안 춤 추며 페달 밟다보니
- 심장과 허벅지 터질 듯 힘드나
- 목표 향해 달려가고 있음에 뿌듯
요즘처럼 비가 잦고 꿉꿉한 날씨에 외출하는 일은 정말 고역이다. 더군다나 그게 운동하러 가는 길이라면 정말 온몸이 천근만근이다. 부산 금정구 위드 피트니스로 일주일에 두 번 수업을 가면서 진짜 피트니스는 집이나 회사에서 가까워야 되겠구나 싶었다. 정작 도착하면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운동을 하는 일은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문제는 운동하러 갈 마음을 내는 거다. 그 마음만 지킬 수 있으면 운동의 반은 성공이다. 취재를 위해 운동을 가는 기자도 '오늘만 빼먹을까' 하는 마음과 '그래도 가야지' 하는 마음이 항상 싸움을 벌인다. 그래도 어쩌랴 가야지 기사를 쓸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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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김영철의 노래 '따르릉'에 맞춰 전화받는 모습을 본딴 안무를 진행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
스피닝에서 안장에 앉아 혹은 서서 타면서 양팔을 굽혔다 폈다 하는 것은 기본 동작이다. 여기서 조금씩 난도를 더해가면 손잡이를 잡았다 놓았다 하게 된다. 페달을 서서 돌리는 것이 적응되면 사실 손잡이를 잡은 양손엔 크게 힘이 들어가면 안 된다. 아주 작은 힘으로 몸을 지탱하는 정도여야 한다. U자 형태의 손잡이 맨 위, 중간, 아래쪽으로 잡는 장소를 달리하면서 상체를 움직인다. 팔꿈치도 함께 굽혔다 폈다 하면서 팔에도 자극을 준다. 수업을 맡은 김아영 매니저는 "상체가 너무 긴장하면 어깨와 팔만 아프다. 정작 다리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지만 다음 날 어깨와 팔목이 너무 아파 수업에 못 오겠다는 수강생들이 있다"며 주의를 줬다.
상체의 움직임이 제일 활발한 동작은 몸으로 도형을 그릴 때다. 머리를 중심으로 온몸으로 윗변이 없는 사각형을 그리는 스퀘어, 얼굴과 몸의 궤적이 알파벳 Z를 그리는 동작이 쉴 새 없이 이어진다. 이마부터 손잡이에 들이받을 듯 숙였다 몸을 꿈틀대며 일으키는 웨이브 동작도 있다. 김 매니저는 "웨이브를 할 때는 이마부터 내리려고 하지 말고 정수리부터 숙여서 핸들로 들이받듯 내려간 뒤 머리를 자연스레 들어 올리면 등과 목이 파도를 타는 것 같은 유연한 웨이브가 된다"며 시범을 보였다. 그녀가 하는 시범은 세련된 안무의 한 동작같이 멋졌다. 땅 위를 기어가는 애벌레처럼 유연한 웨이브를 그리고 싶은 건 마음일 뿐이었다. 기자의 목과 등, 어깨는 이상한 모양으로 굽혀졌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옆 사람 누구도 당신의 이상한 꿈틀거림에 신경 쓰지 않는다. 스스로가 할 수 있는 만큼 크게 구불대며 몸을 움직여라.
옆으로 가는 사이드 웨이브는 진행 방향의 팔을 굽히면서 반대쪽은 어깨를 쭉 밀어 펴주는 느낌으로 하면 된다. 김종진 기자
옆으로 하는 사이드 웨이브도 마찬가지다. 김 매니저는 "머리를 움직이려고 애쓰기보다는 손잡이를 잡은 팔을 굽혔다 쭉 펴면서 옆으로 밀어준다는 느낌으로 하면 좀 더 쉽게 웨이브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보통은 이렇게 사이드 웨이브로 몸을 왼쪽이나 오른쪽 한 방향의 옆으로 뺀 뒤 그 방향의 팔을 굽히는 동작으로 연결된다. 김 매니저는 "다른 운동과 다르게 스피닝의 상체 움직인은 춤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자기 느낌대로 안무를 소화하면 되기 때문에 정확한 동작을 소화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다독였다.
스피닝에는 음악이 무척 중요하다. 수강생들을 신나게 하는 원동력이기 때문. 김 매니저는 그래서 선곡과 안무에 많은 고민을 한다고 했다. 김영철의 '따르릉'이 시작되자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따르릉~' 하는 가사에 한 손으론 손잡이를 잡고 한 손으론 엄지손가락과 새끼손가락을 펼쳐 전화 받는 모양으로 귀 옆에 갖다 댄다. 페달은 계속 저으면서 한 손으로만 지탱하고 움직이는 거니 힘이 더 든다. 하지만 김 매니저는 활짝 웃는 얼굴이다. 김 매니저는 월·수·금요일 오전 11시, 오후 7시에 두 차례 수업한다. 당최 그 체력이 어디서 나오는 걸까 신기했다. 스피닝 수업을 듣는 사람들끼리 하는 농담이 있다. 수업이 끝나면 땀에 완전히 절어서 제대로 운동하는 사람은 강사라고. 사실 수강생이야 하다가 힘들면 안장에 앉아서 쉬거나 숨을 고를 수 있다. 하지만 강사는 수업시간 내내 쉴 수가 없다. 그렇게 움직이면서 수강생들을 독려한다.
스피닝은 혼자서 하면 지겨운 유산소 운동을 강도 높게 일정 기간 지속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혼자서 러닝머신에서 아무리 뛰어봤자 결국 한계가 있다. 게다가 힘드니 그만하자는 자기 합리화가 너무 쉽다.하지만 스피닝은 다 같이 한 가지 목표를 보고 달려나가는 경주마들처럼 음악과 강사의 구호가 있는 동안에는 움직이게 된다.
두 사진은 스피닝 수업을 마치고 다리를 핸들이나 안장 위에 얹어 스트레칭을 하면서 몸을 식히는 쿨다운 동작.
지금처럼 덥고 습한 날씨에는 열심히 운동한 뒤 몸의 열을 가라앉히는 쿨다운이 운동만큼이나 중요하다. 쿨다운 때는 강사가 음악도 차분한 걸로 바꿔 틀어 심장 박동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최대한 빠르게 뛰던 심장을 진정시키고 호흡을 고르면서 다리와 팔 스트레칭을 빼먹으면 안 된다. 한 다리는 페달에 끼우고 한 다리는 빼서 무릎을 안장 위에 올린 뒤 다리를 쭉 펴준다. 상체는 똑바로 일으켜야 다리와 허리, 허벅지 앞쪽이 시원한 느낌이 든다. 한 다리를 안장 위에 양반다리 하듯 접어 올려놓고 상체로 눌러 몸을 풀기도 한다. 이렇게 몸을 천천히 식혀야 무리가 없다. 김 매니저는 "스피닝은 동작이 옳은지, 내 모습이 이상한지 다른 사람의 시선을 걱정하지 않고 신나게 땀을 뺄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다. 누구라도 체력에 맞게만 진행하면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했다. 여러 가지 일로 머리가 복잡한 사람이라면 간단한 복장으로 신나게 50분간 운동할 수 있는 스피닝을 권할 만하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