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작스러운 고열 뒤 발병
- 체온 떨어진 직후 몸통·목·귀 뒤 발진 형성
- 가렵거나 고름잡히지 않고 림프절 비대 증상
-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사람의 침에 섞여 전파
- 치료·예방법 없고 고열에 대한 대증요법 중요
- 홍역·풍진·성홍열 등 유사증상 질환과 구별
아이를 키우다 보면 갑자기 불덩이처럼 열이 올라 발만 동동 구르는 경험을 한번 쯤은 하게 된다. 병원 응급실은 소아과 환자가 60~70%를 차지하는데 대부분이 이런 증상 때문에 온다. 날씨가 따뜻해진 봄철엔 이런저런 바이러스가 득실거리기 쉽다. 특히 바이러스 감염으로 아이의 얼굴이나 온몸에 울긋불긋한 발진이 생기는 '돌발진'이 자주 아이를 괴롭혀 부모의 혼을 빼놓는다.
■증상과 원인
돌발진은 갑작스럽게 체온이 37.9~40도까지 올라가는 고열이 3~5일 지속하다가 내리면서 발진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열이 떨어지면서 돌연 발진이 생겨 '돌발진'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발진의 모양이 빨간 장밋빛이어서 '장미진'으로도 불린다. 가벼운 호흡기 증세(기침, 중이염 등)와 소화기 증세(구토, 설사)에 열성 경련(고열과 함께 몸을 떨거나 전신이 뻣뻣해짐)을 동반하기도 한다.
형태는 압력을 가하면 창백해지는 반상 발진, 피부위로 약간 도드라지는 구진상 발진, 이 둘이 섞여 있는 반구진상 발진이 있다. 이런 형태는 풍진 감염 때와도 비슷하다.
발진은 수시간에서 수일 지속되며 주로 몸통, 목, 귀 뒤에 나타나고 얼굴과 다리에는 많지 않다. 가렵거나 물집, 농을 형성하지는 않고 뒤통수 밑이나 귀 뒤 림프절이 커지는 경우가 흔하다.
돌발진은 몇 가지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감염병이다. 제6형 인헤르페스 바이러스(HHV-6)가 주된 원인이고, 일부 제7형 인헤르페스 바이러스(HHV-7)와 제16형 에코 바이러스(echo virus -16)에 의한 경우도 있다. 특히 HHV-6 감염은 영유아기 때 병원 소아청소년과나 응급실을 찾는 중요한 원인이다.
이들 바이러스는 사람이 유일한 숙주로 침을 통해 분비, 전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HV-6 감염은 6~15개월 어린이에 잘 걸린다. HHV-7 감염은 HHV-6보다 나이가 더 많은 아이에게 오고 발열 정도가 높지 않은 차이가 있으나 임상적으로는 구별이 어렵다. 바이러스 잠복기는 10일(5~10일) 정도인데, 드물게 뇌염이나 수막염 등 신경계 합병증을 일으키거나 간염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진단과 치료
진단은 1차적으로 병력과 임상 양상으로 이뤄진다. 진찰 시 고열 이유가 없는데도 열이 심하게 수일 나다가 떨어지면서 발진이 나타나면 대개 돌발진으로 진단할 수 있다. 이 외 혈청학적 검사, 바이러스 배양, 항원 검사 등으로도 진단한다.
돌발진은 바이러스가 원인이어서 치료 경과를 단축하거나 예방하는 방법은 없다. 따라서 대증요법 외 특별한 치료법이 없으며, 탈수에 빠지지 않도록 충분6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 알아둬야 할 점은 고열이 지속하면 열성 경련을 유발할 수 있어 열이 급히 오르면 해열제를 먹이면서 미지근한 물로 아이를 마사지해야 한다. 열성 경련을 동반하면 소아과에서 자세한 진찰을 받고 아픈 기간 동안 치료가 필요하다. 돌발진은 열성 경련 외 합병증은 별로 없으며 예후는 양호하다.
■주의할 점
돌발진 때는 유사한 발진을 동반하는 다른 질환과의 감별이 필요하다. 감별해야 할 주요 질환은 홍역, 풍진, 성홍열 등이며 이전에 항생제 등 치료 경험이 있다면 약에 의한 발진과도 감별해야 한다.
발열 시 다른 감염과의 감별을 위해 피검사 등을 통해 백혈구 수치 변화나 염증 지수 증가 등 검사를 시행한다. 열성 경련을 보일 때는 뇌염이나 뇌수막염 등과의 감별을 위해 뇌척수액 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증세에 따라 항생제 치료를 필요로 하는 세균성 감염이나 다른 병일 가능성도 있어 일단 소아청소년과에서 정확한 진찰을 받을 것을 권한다. 또 아이를 미지근한 물로 마사지하고 해열제를 먹였는데도 고열이 계속되면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찰과 검사가 필요하다.
도움말= 부산성모병원 김성미(소아청소년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