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이의 안과 질환으로 서면의 한 안과의원을 방문한 김모(38)씨는 조금 의아했다. 접수대의 간호사가 어느 원장에게 진료를 받겠느냐고 물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평소 다니던 동네 의원의 경우 원장이 한 사람이어서 이같은 질문에 잠시 망설였다.
지역 의료계에 두 사람 이상의 전문의가 공동으로 투자해 문을 여는 병원들이 많아졌다. 이같은 현상은 날로 어려워지는 의료환경 속에서 몇 년 전부터 생겨나고 있 다.
이렇게 병원을 개업하면 혼자 문을 열 때보다 초기 투자비가 절반에 그치고, 진료공간이나 간호사 등의 인력도 나눠 쓸 수 있다. 따라서 병원 임대료 인건비 등 매달 지출되는 각종 경상비를 대폭 줄일 수 있다. 또 환자들에게는 더 규모가 큰 병원으로 보일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진료를 할 때도 서로 보완적인 역할을 하고 협진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갑작스레 생긴 개인적인 일도 서로 편의를 봐줄 수도 있다. 공동 원장이란 직함을 사용함으로 해서 환자들의 신뢰를 쌓을 수 있고, 서로 책임감도 부여하는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
공동 개원은 이른바 경제학에서 말하는 생산요소인 투입량의 증대(생산규모의 확대)에 따른 생산비 절약 또는 수익향상을 추구하는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사례인 셈이다.
이같은 형태는 안과를 비롯, 성형외과 치과 피부과 신경외과 병원에서 비교적 흔하다. 대개의 경우 메디컬빌딩에 입주해 있는 개원의들 사이에 성행하고 병원급 의원에서도 많이 보인다. 예전에는 같은 과 전문의들만으로 개원했지만 요즘은 전문과목이 달라도 함께 뭉친다. 소아과와 이비인후과, 성형외과와 피부과 등이 대표적인 예.
공동 개원은 자본력 측면에서 이점이 있고 새벽이나 야간진료 등 공격적인 운영 시스템 도입도 자유롭다. 여기에다 신규 개원이나 단독 개원보다 폐업률이 낮고 은행권에서 공동 개원에 대한 대출도 해주는 등 또다른 이점도 있다. 공동 개원한 병원은 전문 과목에 따라서 웬만한 중소병원보다 외형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게 되자 요즘에는 함께 투자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공동 원장이란 직함을 사용하는 사례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한편에서는 동업 의사간에 수익 배분 문제 등으로 갈등이 발생할 소지가 있고 그 때문에 중도에 갈라서기라도 할 때에 대비한 재산정리 규정이 명확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또 병원 운영에 대한 뚜렷한 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채 평소의 친분만 믿다가는 자칫 불협화음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런 공동 개원은 '의료'와 '경영'의 균형있는 발전을 통해 경비절감과 경영 합리화를 이뤄 낸다면 단점 보다는 장점이 훨씬 많은 새로운 병원 경영 형태임에는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