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나 상표나 이름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그 이유는 기억하기도 좋고 신뢰감마저 주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지역 개원가에서도 병원 명칭에 대한 인식이 차츰 변하고 있다. 기존의 병원 간판들은 대부분 자신의 이름이나 출신학교, 지역명 등을 따서 지었다. 그래서 보통 '김내과' '누구누구치과' 'XXX성형외과' 등이 주류였다. 그러나 요즘엔 '기억하기 좋은 튀는 이름'으로 변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날로 어려워지는 지역 의료계에서 '병원 이름도 경쟁력'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다. 이는 수많은 병원 가운데 환자들에게 쉽게 병원 이름을 기억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손쉽게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이점을 노리기 때문이다. 얼마전 발표된 114상담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아나파 치과' '장팔팔 내과' 등이 특색 있는 병원으로 선정됐다. 이와 관련, 병원 컨설팅 전문가는 "병원 명칭이 곧 병원의 이미지를 대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의사의 이름을 딴 진부한 병원 명칭은 환자들의 발길을 붙잡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현상은 성형외과 안과 피부과 치과 외과 소아과 등에서 많이 보인다. 외향적인 이미지가 부각돼야 하는 성형외과는 '선이고운'이라는 명칭을 선호한다. 안과는 '맑은눈' '밝은눈' '밝은세상' 등을, 피부과는 '고운' '뷰티스' 등을, 치과는 '안아픈' 등을 잘 쓴다. 이런 병원 명칭은 외우기도 쉽고 진료 과목의 특징도 잘 반영하고 있다. 또한 명칭이 전해주는 느낌도 좋아 각광을 받고 있다.
모발이식을 주로 하는 한 성형외과 원장은 "지금까지 제 이름을 딴 병원 명칭을 사용했는데 바꾸기로 했다"면서 "'털털한 성형외과'로 개명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털털한'이라는 간판을 내세워 모발이식전문 병원임을 바로 알 수 있게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가능한 한 병원 명칭에 대한 상표권 등록도 고려해볼 참"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병원 명칭은 다른 병원과 차별을 둘 수 있을 뿐 아니라 병원의 독특한 성격이나 경영철학 등을 나타내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동시에 병원 이름을 통한 이미지 구축에도 상당히 도움이 된다.
어떤 안과 원장은 "시대가 변함에 따라 병의원들도 환자들이 기억하기 쉽고 좋아하는 이름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면서 "단순히 학벌이나 지명, 자신의 이름을 사용한 병원 명칭보다는 환자들의 눈길을 확실히 끌 수 있는 명칭을 짓는 것이 최근의 추세"라고 말했다.
또한 좋은 병원 명칭은 각 지역에서 네트워크화해서 공동으로 로고와 CI를 제작해 통일성 있고 전문적인 이미지로 환자에게 다가서 환자의 발길을 사로잡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는 것으로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