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단 자체 조치는 하지 않기로
- 대표·단장 ‘관리소홀’ 셀프문책
- 강경 대응하겠다더니 미봉 그쳐
롯데 자이언츠가 해외 전지훈련 중 도박장을 방문해 물의를 빚은 선수 4명에 대해 구단 차원의 추가 징계를 하지 않기로 했다. 또 선수 관리 소홀을 이유로 구단 프런트에 징계를 내리기로 했다. 하지만 구단이 자체적으로 ‘셀프 징계’를 내린 데다, 사건 발생 직후 보였던 강경했던 태도와는 거리가 먼 결정이라 악화된 여론을 의식한 ‘면피용’ 결정이란 지적이 나온다.
1일 롯데 자이언츠에 따르면 구단은 지난달 12일 해외 도박장 방문으로 문제가 된 김동혁 고승민 나승엽 김세민에 대해 구단 차원의 추가 징계를 하지 않기로 했다. 구단 측은 한국야구위원회(KBO) 상벌위원회가 김동혁에게 50경기 출장 정지, 나머지 세 명에 대해 30경기 출장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린 만큼 이를 충실히 이행하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들에게 내려졌던 근신 처분은 이번 주 내에 풀릴 예정이며, 이들은 김해 상동야구장에서 훈련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이들의 도박장 출입 사실이 알려진 직후 강경한 대응을 암시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훈련에 집중해야 할 선수들이 해외 스프링캠프에서 도박장을 찾아 구단의 이미지 실추는 물론이고 팀의 전력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혔기 때문이었다.
이에 KBO의 징계 외에 구단 차원의 추가 징계도 가능하다며 내부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번 밝혔다.
하지만 KBO가 중징계를 내린 데다, 구단이 추가 징계를 하는 ‘이중 징계’ 자제를 권고한 바 있어 내부 논의 끝에 상벌위원회의 결정을 따르기로 했다. 애초 KBO는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와 논의 끝에 구단의 이중 징계를 자제하도록 권고했으며, 10개 구단이 여기에 합의한 바 있다. 구단이 여론을 의식해 자체 징계를 추가할 경우 유사 사례 간의 형평성이 모호해질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KBO가 과거 선수들의 도박과 관련해 내린 가장 큰 징계는 2016년 임창용 오승환 등이 홍콩에서 해외 원정 도박을 한 것에 대한 ‘시즌 50% 출장 정지’였다.
다만 구단은 선수 관리 소홀을 이유로 프런트 직원들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다. 징계 수위는 상세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대표이사와 단장은 중징계, 프런트 매니저들은 경징계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일각에서는 롯데가 선수들의 도박장 출입 사건이 터지자 부정적인 여론을 차단하기 위해 구단이 앞장서서 ‘추가 징계’를 운운하다가 프런트 직원에 대한 ‘셀프 징계’로 마무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시즌 시작 전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우고자 대응에 나섰다가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치며 슬그머니 구단 직원 징계로 마무리했다는 것이다. 프런트 직원에 대한 징계는 구단이 자체적으로 정했으며, 징계 수위 역시 개인정보 문제를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구단 측은 “이번 사건에 책임을 통감하는 차원에서 프런트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으며, 이런 사태가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내부를 재정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