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단 투자 없으면 도태되기 마련
- 지도자·선수들 해외서 공부하길”
- 축구 발전 위한 협회 역할 촉구도
“명색이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모기업이 운영하는 축구팀인데, 2부 리그만 전전하고 있으니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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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부산을 찾은 김호 전 감독이 정용환유소년축구장학회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용환유소년축구장학회 제공 |
한국 축구 야인으로 불리는 김호 전 대표팀 감독이 부진한 부산 축구를 향해 아쉬움 섞인 쓴소리를 남겼다.
통영고등학교에서 기술 고문으로 어린 선수들을 지도 중인 김호 전 감독은 지난 5일 정용환유소년축구장학회 송춘열 회장의 초대로 부산을 찾았다. 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부산과 한국의 축구에 대한 애정 어린 조언을 털어놨다.
김호 전 감독은 “부산은 명실상부 한국 제2 도시다. 축구가 흥해야 도시에 활기가 돌지 않겠나”며 “하지만 아이파크 구단의 투자 의지와 관심이 팀의 이름값에 미치지 못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부산은 현재 아이파크가 아쉬운 성적을 내고 있다. 그러나 K리그 원년 팀이던 대우로얄즈 시절에는 한국 축구의 한 획을 그었다. 정용환 김주성 안정환 하석주 등 스타 선수들을 앞세워 한국 구단 최초로 아시아 클럽 챔피언십 우승(1985-86)과 1997년 3관왕(정규리그·FA컵·리그컵·1997년)을 차지했다. 하지만 아이파크는 올해 2부에서 10번째 시즌을 맞는다. 김호 전 감독은 “축구 구단을 운영하기로 했으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투자가 부족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944년 통영에서 태어난 김호 전 감독은 8년(1965~1973년) 동안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 수비를 책임졌다. 은퇴 후에는 1977년 모교인 동래고등학교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현대 호랑이(현 울산 HD·1988~1990년), 수원 삼성(1995~2003년), 대전 시티즌(2007년~2009년) 감독으로 K리그 통산(리그컵 포함) 208승 154무 181패를 기록했다. 평생 축구를 위해 살아온 그는 지난해 ‘K리그 명예의 전당’ 지도자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대한민국 축구사상 최초의 월드컵대표 전임 감독(1992~1994년)을 지낸 그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에 철저한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세계적인 축구 강국이 아닌 도전자 입장이기 때문에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과 맞서기 위해서는 축구에 더 미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내가 감독으로 현장에 있을 때 일본은 30년 뒤를 내다보고 월드컵을 준비했다. 그 결과 현재 세계적 강팀들과 대등하게 싸우는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한국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현대 축구를 수용하고 재능 있는 선수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대표팀 운영을 보면 일본에 한참 못 미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호 전 감독은 인터뷰에서 ‘아쉬움’이란 단어를 가장 많이 언급했다. 그는 “국내에만 있으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된다. 해외팀을 초청하거나 찾아가서 우리 실력을 확인하고 배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국내 지도자들과 선수들에게 더 넓은 선진 축구를 경험하길 당부했다.
김호 전 감독은 “나는 대한축구협회 건물에 들어가 본 적이 없고, 그 흔한 협회 이사 한 번 해본 적이 없다”며 “지도자와 선수들을 위한 협회의 지원이 없다면, 한국 축구의 발전도 정체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