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력 고갈 호수비 줄고 실책 늘어
- 이호준 출전 땐 컨디션 조절 가능

롯데 자이언츠 전민재의 시즌 타율이 3할 아래로 떨어졌다. 부상 복귀 후 쉴 틈 없이 경기에 나선 까닭으로 보인다. 이호준이 돌아와 전민재는 숨을 고르며 조금 길게 시즌 후반기를 내다볼 수 있게 됐다.

전민재(왼쪽)는 최근 공수에서 시즌 초반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호준 복귀로 전민재는 숨을 고르며 시즌 후반 도약을 노린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지난 20일 LG전에서 전민재는 무안타에 그쳤다. 시즌 타율은 0.297로 하락했다. 전민재는 지난 5월 부상 복귀 후 타율 0.388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처럼 다시 ‘4할 타자’를 넘보는 듯했다. 6월 들어 타격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타석에 들어가 빈손으로 나오는 때가 잦았다. 이달 타율은 0.121을 기록하며 지난달(0.210)과 비교해 1할 가까이 떨어졌다.

수비 실책도 잦다. 시즌 초반 전민재는 타격과 함께 유격수 포지션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오랜 시간 ‘유격수 구인난’을 겪어온 롯데에 전민재는 보물 같았다. 최근 들어 6-4-3으로 이어지는 병살을 잡아내는 전민재를 보기 드물어졌다. 경기마다 실책을 범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전민재는 지난해 100경기에서 실책이 8개에 불과했다. 올해는 아직 76경기밖에 안 뛰었는데 실책 13개를 기록 중이다.

‘부진’을 이야기하기에는 조금 섣부르다. 전민재는 지난 4월 머리에 투구를 맞아 눈을 다쳤다. 1군에 돌아온 뒤 다른 선수들이 다쳐 줄줄이 자리를 비웠다. 하위 타선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내왔던 전민재는 2번 타자를 맡더니 급기야 리드오프까지 올라갔다. 익숙하지 않은 타순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는 건 무리였다. 더욱이 부상 이후 숨 돌릴 틈도 없었다. 무더위는 체력 고갈을 부채질했다.

부상, 집중적인 출전, 체력 소진 속에서 타율 하락과 수비 실책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전반기 막바지 전민재를 바라보는 김태형 감독 마음은 복잡했다. 대신 내보낼 선수가 없어 쉬어갈 틈을 주지 못해 안타까워했다. 동시에 김 감독은 전민재가 한 시즌을 온전히 소화하는 주전으로 거듭나기를 바랐다. 김 감독은 “시즌 초반에 너무 잘해줬다. 앞으로도 더 좋아질 것 같다”며 “전민재도 경기를 계속 뛰면서 몸으로 느껴 노하우가 생길 것이다”고 말했다.

전반기 전민재 출전이 어려울 때 박승욱이 대타로 종종 나섰다. 박승욱은 타석과 수비에서 전민재만큼의 기량을 보이는 데 역부족이었다. 전반기가 끝날 무렵 이호준이 부상에서 회복하고 돌아와 전민재는 숨통이 트였다. 이호준은 전민재 못지않은 수비 실력을 갖췄다. 주전으로 경기에 나선 횟수는 적어도 지표만 보면 타격도 오름세다. 이호준과 번갈아 출전하며 전민재가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되면 김 감독 바람대로 시즌 초반 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