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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전국체전 훈련 현장] ‘3개의 심장’ 허민호 복귀, 부산 20년 만에 시상대 오를까

부산시체육회 철인3종

  •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   입력 : 2025-07-17 19:35:09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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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예능서 트라이애슬론 알려
- 플레잉코치 역할도 함께 수행
- “개인전보다 단체전 메달 중요”

- 부산 철인3종 천혜의 훈련환경
- 아름다운 자연 즐기는 코스 갖춰
- 선수뿐 아니라 누구나 도전 가능

지난 15일 부산 사직수영장. 부산시체육회 철인3종 선수들이 풀 안에서 열심히 수영을 하고 있었다. 3500m를 헤엄친 선수들은 물에서 나오자 마자 1초의 휴식도 없이 수영장 내에 설치된 고정식 사이클에 올라탔다. 곧바로 고강도 사이클 인터벌 훈련이 이어졌다. 철인3종은 수영 1.5㎞ 사이클 40㎞ 마라톤 10㎞를 이어가는 경기다. 각 파트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빠르게 파트를 전환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수영에 익숙해진 근육과 신체 리듬을 순식간에 사이클에 맞도록 바꾸는 것이다. 그래서 전환 훈련이 필요하다.
부산시체육회 철인3종 선수들이 지난 15일 사직수영장에서 수영 후 사이클로 전환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박찬호 감독, 허민호 박찬호 정재진 홍단비.
사이클에 올라 훈련하는 선수는 4명. 한 명이 다른 3명의 훈련을 지휘한다. 그 선수 얼굴이 낯설지 않다. 아, 허민호다. TV 스포츠 예능프로그램 ‘뭉쳐야 찬다’와 ‘무쇠소녀단’에 출연해 철인3종을 대중들에게 알린 주인공이다. 허민호의 신호에 맞춰 남자팀의 박찬호 정재진, 여자팀 홍단비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페달을 밟았다. 여자팀의 김규리는 국가대표로 선발돼 진천선수촌에서 훈련 중이다.

부산시체육회 선수들은 오는 10월 18, 19일 열리는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에 대비해 훈련하고 있다. 올해 전국체전은 국립해양박물관 등 영도구 해양로 일원에서 펼쳐진다. 홈에서 벌어지는 만큼 기대도 크다. 그럴 만하다. 부산 철인3종이 전국체전 시상대에 오른 것은 2005년이 마지막이었다. 선수들은 홈에서 20년 만에 시상대에 오르려고 강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잠깐 샛길로 새야겠다. 부산 철인3종을 소개하려면 허민호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한다. 2021년 은퇴했던 허민호는 올 1월 부산시체육회에 합류하면서 선수로 복귀했다. 선수뿐만 아니라 플레잉코치 역할도 함께 수행한다.

왜 4년 만에, 그것도 35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다시 선수로 돌아왔을까. 2012 런던올림픽에 한국 철인3종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은 허민호는 더는 설명이 필요 없는 레전드다. 은퇴하고 방송 활동을 열심히 했지만 그의 가슴엔 항상 철인3종뿐이었다. 허민호는 “방송을 하면서 단 한 번도 방송인이란 생각을 한 적이 없다. 방송에 나간 것은 철인3종을 알리기 위해서였다”며 “방송 덕분에 철인3종이 대중들에게 더 많이 알려지고 즐기는 사람이 늘어서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허민호는 부산시체육회 박찬호 감독을 만나 진로에 관해 고민을 털어놓다 선수로 복귀할 결심을 했다. 이미 전성기가 지났고 한 차례 은퇴했던 허민호는 선수와 플레잉코치로 지도자 수업까지 함께 받고 있다. 허민호를 지도하는 박 감독은 우리나라 철인3종 1세대 선수 출신이다.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철인3종을 주제로 논문을 써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론과 실기를 모두 겸비한 지도자다. 허민호는 자신의 오랜 선수 생활 경험과 박 감독의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접목하면서 최고의 지도자가 되기 위한 준비도 치열하게 하고 있는 셈이다.

다시 부산의 철인3종으로 돌아가자. 전국체전 철인3종 종목은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 남녀 선수들이 릴레이를 펼치는 혼성 계주로 이뤄진다. 부산의 성적을 좌우할 선수는 역시 허민호다. 그가 어떤 경기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부산이 20년 만에 시상대에 올라설지 결정된다.

흥미로운 점은 허민호의 경기력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는 것이다. 올 1월 복귀 후 아직 대회에 참가하지 않아 다른 팀들이 허민호의 기량을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 허민호가 전성기 시절의 기량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단체전에서 메달권 진입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허민호는 귀를 쫑긋하게 만드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예전 전성기 때는 내가 개인전에서 좋은 기록을 내는 것이 단체전 성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젠 바뀌었습니다. 내가 개인전 욕심을 내면 단체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개인전보다 단체전에 주력해 팀원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철인3종은 선수 3명의 개인전 기록을 합산해 단체전 순위를 가린다.

박 감독 역시 “허민호가 단체전과 혼성 계주에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성적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월 복귀 후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을 하고 있지만 워낙 경쟁이 치열해 당일 컨디션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오는 10월 18, 19일 영도에 가면 축구가 아닌 철인3종 선수 허민호의 진가를 만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붙인다면 박 감독과 허민호는 비슷한 이야기를 부산의 독자들에게 했다. 부산의 바다는 9, 10월에 직접 들어가서 보면 가장 아름답다. 멋진 바다가 곁에 있고, 시내만 벗어나면 자연을 즐기면서 뛰고 사이클을 탈 수 있는 천혜의 환경이 조성돼 있다. 이 정도면 철인3종에 도전해 보고 싶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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