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속구·팔색 변화구 타자 압도
- 7회 구속 155㎞… 체력도 눈길

롯데 자이언츠 새 외국인 투수 알렉 감보아가 무서운 속도로 KBO에 적응 중이다. 감보아는 자신만의 색깔로 찰리 반즈 빈자리를 채우며 ‘1선발’로 거듭날 전망이다.

지난 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첫 승을 수확한 롯데 감보아가 수훈 선수 인터뷰 후 친형을 포함해 동료들로부터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감보아는 지난달 27일 KBO 데뷔전에서 인사하듯 허리를 숙이는 특유의 투구 자세로 삼성에 삼중 도루를 허용했다. 호된 신고식 이후 불과 일주일 만에 선발 등판에 나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투수에게 투구 자세는 오랜 시간에 걸쳐 몸에 배는 습관이라 쉽게 고칠 수 없을 것이란 목소리도 있었다. 감보아는 1회 마운드에 오른 직후 사직구장을 꽉 채운 홈 팬에게 인사할 때 허리를 숙였을 뿐 투구 과정에서 단 한 차례도 허리를 숙이지 않았다. 감보아는 “대구에서 보였던 모습이 평소 투구 자세다. 첫 경기를 마친 뒤 투구 자세 수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두 번째 경기에서는 허리를 숙이지 않고 공을 던졌다”고 말했다.

미국과 다른 열정적인 응원 문화와 한국 타자들의 공격적인 주루 그리고 타석에서 끈질긴 승부에도 나름의 전략을 수립했다. 감보아는 타자의 출루 자체를 막고 빠른 직구 외에 결정구로 타자들을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약점을 보완하니 감보아가 지닌 강점은 선명하게 드러났다. 지난 3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국내 두 번째로 선발 등판한 감보아의 직구는 여전히 매서웠다. 최고 구속은 시속 155㎞에 달했다. 투구 회전수 또한 최고 2447rpm, 상하 무브먼트도 53㎝를 기록했다. 빠른 직구와 함께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구사했다. 시속 150㎞가 넘는 직구가 포수 미트에 꽂힌 뒤 이내 직구보다 30㎞가량 느린 커브가 날아들자 키움 타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감보아는 7회까지 99개의 공을 던졌다. 빠른 공을 100개 가까이 던지면 지칠 법도 하지만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마지막 이닝까지 150㎞가 넘는 직구를 꾸준히 구사했다. 키움 마지막 타자를 삼진으로 솎아 낸 99번째 공 구속은 시속 155㎞에 달했다.

불과 2경기 만에 KBO 첫 선발승을 따낸 감보아는 이번 주 추가 등판도 너끈하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감보아가 지난 3일과 같은 경기 운용 능력을 꾸준히 보여준다면 김태형 감독 소망대로 1선발 자리를 믿고 맡길 수 있을 듯 보인다. 김진욱 반즈 이탈 후 크게 흔들리는 롯데의 마운드 불안에 감보아가 마침표를 찍는다면 팀의 가을야구 진출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