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직 만원관중 응원이 큰 힘
- 개인기록보다 팀 성적 중요”

롯데 자이언츠 전민재는 위축을 모른다. 시속 140㎞가 넘는 공에 얼굴을 맞아 병원 신세를 졌으면 타석에서 움츠러들 법도 하다. 전민재는 아랑곳하지 않고 방망이를 휘두르며 다시 ‘4할 타자’를 넘본다.

‘복덩이’ 전민재가 헤드샷으로 다친 뒤 복귀해서도 움츠러들지 않고 물오른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사진은 전민재가 하이파이브 하는 모습. 롯데 자이언츠 제공

올 시즌부터 롯데 유니폼을 입은 전민재는 지난 4월 29일 키움전에 나섰다가 부상을 입었다. 시속 140㎞대 직구가 눈 주변을 직격했다. 전민재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치료를 마친 뒤 퓨처스리그를 거쳐 다시 1군에 복귀하기까지 17일이 걸렸다. 전민재는 4월에만 78타수 33안타 타율 0.423으로 리그 타율왕을 달렸다. 롯데 팬에게 전민재는 더 이상 ‘이적생’이 아니었다. 이미 ‘복덩이’로 자리매김한 까닭에 부상 소식은 팬심을 뒤흔들었다.

물리적인 부상 걱정도 컸지만 빠른 공이 눈으로 날아들어 트라우마를 염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지난달 17일 다시 타석에 등장한 전민재는 복귀 첫날부터 안타를 쳤다. 이튿날에도 멀티히트를 신고했다. 전민재는 5월을 49타수 19안타(1홈런) 타율 0.388로 마무리했다. 전민재는 매서운 타격감을 과시하며 트라우마를 걱정하는 팬들의 우려를 말끔히 지웠다.

퓨처스 리그에서 실전 감각을 다졌지만 부상 후 첫 타석이 마냥 쉽지는 않았다. 전민재는 “사직구장에 팬들이 꽉 차 있어 긴장도 됐다. 동시에 뜨거운 응원이 큰 힘이 됐다”며 “어제 경기를 했다고 생각하면서 타석에 들어갔다. 첫 타석에서 희생플라이를 기록해 이어진 타석에서도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작지 않은 부상에서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은 구단의 꼼꼼한 컨디션 관리와 전민재 스스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반복한 덕분이었다.

지난달 30일부터 전민재는 하위타선 대신 상위타선으로 전진 배치됐다. 이튿날에는 올 시즌 처음 ‘1번 타자’로 경기에 나섰다. 하위타선보다 신경 쓸 부분이 많아 부담을 느낄 법도 하지만 지난달 30일과 31일 모두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5월 중순 들어 주춤하는 팀 분위기를 견인할 뿐만 아니라 이따금 실책을 범하지만 유격수로도 주어진 역할을 다하는 중이다.

5월을 3할 후반대로 마쳐 다시 ‘4할 타자’로 거듭날 가능성은 충분하다. 리그 타율왕을 달리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기에 개인 기록 욕심이 날 법도 하다. 하지만 전민재는 “지난 4월에도 개인 기록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올 시즌 목표는 타율이 아니라 많은 경기에 출전하는 거다”며 “그 어느 때보다 팀 성적이 중요해 많은 경기에 나서 팀 성적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