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BNK 박정은 감독과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안혜지, 3차전 해결사 박혜진은 기자회견에서 여전히 우승으로 들뜬 마음이 쉽게 가라앉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우승 소감은.

▶(박정은 감독) 정말 열심히 달려 마지막에 우승할 수 있어 기쁘다. 무엇보다 함께 고생해 준 선수들에게 고맙고 아끼지 않고 지원을 해준 BNK에 감사드린다.

-우승 소감은.

▶(안혜지) 열심히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오는 것 같아.이번 시즌을 준비하며 시간이 날 때마다 슛을 쐈다. 그것만 생각하면서 슛 연습을 해왔다.

-시즌 막바지에 마음고생이 많았는데 어떻게 이겨냈나?

▶(안혜지) 힘들다고 생각하면 힘든 거지만,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힘든 순간도 경험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힘든 순간을 경험으로 바꾸는 건 스스로가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규리그 1위는 별은 안 주지만 최종 우승 별만을 보고 달렸다.

-우승 소감은.

▶(박혜진) 우승이 안 믿긴다. BNK에 와서 우승을 바라고 경기를 뛴 건 아니다. 이번 시즌 팀을 옮기고 익숙한 야구를 하다가 다시금 동기를 가지고 많은 노력을 했다. 과거의 우승과 오늘의 우승은 남다르게 느껴진다. 팀을 옮기고 낯선 곳에서 뭐든 처음 경험하며 지금은 신입생 때로 돌아간 것 같다.

-오늘의 MVP인 안혜지 선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박혜진) 오늘부로 안혜지 선수는 우리 팀 슈터라고 당당히 말하고 싶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에 대한 마음이 남달랐을 것 같다.

▶(박혜진) 우리은행을 상대하며 경기에 집중했다. 제가 팀을 옮기는 선택을 했다. 우리은행을 상대로 이기고 질 때마다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차라리 저희가 졌을 때는 당당히 인사를 드렸지만 반대로 이겼을 때에는 죄송한 마음이 컸다.

-이번 시즌 힘든 순간이 있었다면.

▶(박혜진) 이번 시즌은 원 없이 노력을 많이 하며 행복한 농구를 했다. 농구를 하며 애들 앞에서 눈물을 보인 적 없었지만,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지고 나서 처음으로 라커 룸에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이번 시즌 경기를 뛰며 동생들에게 BNK에 온 이유를 경험시켜 주고 싶었다. “언니만 믿고 따라와”라고 말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으면 불신이 커질 것 같아 걱정이 컸다. 그래서 이기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어 발악했다 결과가 이렇게 되서 정말 행복하다.

-우승 이후 앞으로의 계획은.

▶(박혜진) 이렇게 좋아도 내일이 되면 지난 일이 된다. 내일은 내가 제일 잘하는 일인 공을 잡는 일을 하며, 다시금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

-김단비 선수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

▶(박혜진) 제가 경기를 뛰면서도 김단비 선수는 정말 대단한 선수라는 걸 느낀다. 점차 시간이 갈수록 체력 회복도 쉽지 않은데 챔프전에서 보여준 모습은 그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또 우리 팀에서 ‘언니 역할’을 해보니 언니로서 역할이 쉽지 않음을 느꼈다. 다시 한번 고생이 많았다고 말해주고 싶다.

부산 BNK 선수들이 20일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확정지은 뒤 모자를 던지며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