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빈 같은걸?” “아, 뛰는 거 더 보고 싶은데.”

지난 11월 34회 롯데기 야구대회에서 도루에 성공한 오창현. 롯데자이언츠제공

지난해 11월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린 제34회 롯데기 야구대회 때 빠른 발로 팬들에게 눈도장을 쾅! 찍은 선수가 있다. 3루수 앞 땅볼로 내야 안타를 만들고, 출루한 후에는 연달아 2개 도루에 성공하며 단숨에 3루까지 달렸다. 그의 빠른 발은 팀 득점에 톡톡히 기여했다. 왜소한 체격, 몸을 사리지 않는 주루로 관중석에선 ‘황성빈 같은 선수네’라는 환호가 터졌다. 올해 롯데 자이언츠 육성 선수 중 마지막으로 입단한 오창현이다.

오창현은 대학을 졸업했고, 다른 선수들과 견줘 체격이 작아 황성빈과 닮은 점이 많다. 무엇보다 빼닮은 건 역시 빠른 발이다. 그는 고교, 대학 시절 각각 16회, 20회 베이스를 훔치며 동기들보다 뛰어난 도루 실력을 뽐냈다. 오창현은 “고교 때부터 도루를 많이 할 수 있게 연습했다”며 “작년에 황성빈 선배가 51개 도루를 달성했으니, 저도 50개 정도를 목표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신문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는 오창현. 유명지인턴

이 때문일까. 오창현은 롤 모델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황성빈을 꼽았다. 또 롯데 입단 후 황성빈에게 직접 조언을 듣기도 했다. 롯데에 들어온 뒤 다른 선수들과 함께 테스트를 봤던 그는 자신감이 떨어져 있었다. “롯데에서 잘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는데 황성빈 선배가 용기를 북돋는 조언을 많이 해줬다”며 “스파이크도 따로 챙겨줬다”고 웃었다.

오창현은 지난해 58타수 18안타 타율 0.310을 기록했다. 성적 중 돋보인 것은 0.518의 높은 출루율. 두 번 중 한 번꼴로 출루한 셈이다. 주력을 활용한 플레이도 장점이지만 ‘눈 야구’에도 능하다. 2024시즌 90타석 7삼진, 19개 볼넷을 얻어내며 2.7의 높은 볼삼비를 자랑했다. 그는 수많은 연습과 시합을 통해 본인만의 스트라이크 존을 만들었다. “대학교 3학년 때 슬럼프로 삼진도 많이 당하고, 성적이 안 좋았어요. 그래서 4학년 때 슬럼프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구안과 출루를 많이 신경 썼습니다.”

롯데 외야수 자리는 이미 만석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을 해결하고 타선의 중심에서 맹활약한 윤동희, 구단 역사 14년 만에 50도루를 달성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황성빈, 여기에다 202 안타로 KBO 최다 신기록을 작성한 레이예스까지. 이뿐 아니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장을 맡은 베테랑 전준우도 종종 외야수로 기용돼 경쟁이 치열하다.

오창현은 외야수 경쟁에 가세할 만한 본인의 강점으로 ‘빠른 타구 판단’과 ‘넓은 수비 범위’를 꼽았다. 그는 “몸을 사리지 않고 시합이 끝나면 유니폼이 더러워진 선수가 되겠다”며 “어떤 경기를 하든 항상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오창현의 당찬 목표는 ‘롯데에 최대한 오래 남는 것’이다. “1군에 빨리 올라가 프로에 최대한 오래 남아있는 것이 목표입니다. 장기적으로는 팀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오창현과의 인터뷰는 온라인 기사에 달린 영상 또는 국제신문 유튜브 채널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