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학교, 노인체육 대안공간이지만…안전 등 이유로 개방 꺼려

부산 복지스포츠 도시로 <2> 학교를 활용하라

  •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
  •  |   입력 : 2024-09-24 18:53:31
  •  |   본지 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시민에 운동장·체육관 개방
- 부산진구 개성고가 모범사례
- 노인회 그라운드골프 회원들
- 주3회 운동장 빌려 게임 즐겨

- 학생보호 취약·시설관리 안돼
- 학교는 “솔직히 안하고 싶다”
- 지자체가 활용 방안 찾아야

“학교 개방률 높여줘요.” vs “관리 안 돼 개방 안하고 싶어.”

부산에서 학교 개방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곳은 부산진구에 위치한 개성고다. 야구부와 축구부가 있어 2개의 운동장을 사용하는 개성고는 일과 시간에도 지역 주민에게 그라운드골프장을 개방하고, 야구부와 축구부가 운동을 하지 않는 시간에는 야구장과 축구장에서 주민의 걷기를 허용한다. 개성고는 어느 학교보다도 개방에 적극적이지만 학교 내부에서는 개방을 꺼리는 분위기도 있다. 지역 주민의 요구가 거세 학교를 개방했지만 학교가 상시 개방돼 있다 보니 안전사고 우려가 높아지고 그에 대한 책임도 학교에 지워지기 때문이다. 체육관 개방도 시설 사용료를 받고는 있지만 실비 수준이라 재정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노인을 포함한 지역 주민의 운동시설 부족에 대한 불만을 잠재우면서 학교에 피해가 가지 않는 현명한 해법을 고민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노인회 부산진구지회 회원들이 24일 오전 부산진구 개성고 게이트볼장에서 환하게 웃으며 그라운드골프를 즐기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학교 시설 많이 개방해줘요”

24일 오전 8시40분 대한노인회 부산진구지회의 그라운드골프 회원 20여 명이 개성고 야구장 옆 게이트볼장으로 속속 모여들었다. 2015년 학교 내 게이트볼장 조성 때 노인회 측에서 잔디 심는 비용을 내면서 매주 화·목·금요일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3시간 동안 회원들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대한노인회 지원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에 따라 학교교육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무상사용이 가능하다는 조항을 근거로 학교가 흔쾌히 개방한 것이다. 노인회 윤종문(86) 그라운드골프 회장은 “우리 모임 최고령자는 93세로 60세 이상의 회원들이 어울려 운동을 즐기고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종준(89) 씨는 “지난달 날씨가 너무 더워 집에만 있었더니 무기력해지는 것 같더라”며 “그라운드골프를 시작한 지 3년이 되었는데 또래들과 함께 걷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에도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 2시간 동안 운동을 하는 등 꾸준히 체력관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약 20명의 남녀 어르신들은 2~4명씩 짝을 이뤄 힘차게 코스를 돌았다. 그라운드골프는 8개 홀을 골프채 하나로 공을 때려 홀에 넣으면서 순차적으로 8개 홀을 도는 게임으로 게임당 약 10분이 걸린다. 한 게임을 하고 나면 또다시 조를 짜 새로운 게임을 한다. 가장 많이 참가할 때는 40명 넘게 참가해 골프장이 북적거릴 때도 많다. 안남연(76) 노인회 부산진구지회장은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그라운드골프를 할 수 있어 개성고에 감사하고 있다”며 “그라운드골프는 넓은 면적이 필요하지 않아 다른 구나 학교도 공터를 어르신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개방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받은 만큼 베풀고 싶어 운동을 하기 전 회원들이 간단한 청소 및 잡초뽑기 등을 하고 있다. 1년에 1번 계약을 갱신하는데 학교가 우리를 잘 이해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개방 안하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

“지난해 개성고를 찾은 한 남성이 야구부 선수의 등을 칼로 찌르려고 한 적이 있었어요. 다행히 다른 야구부원이 이를 발견하고 남성을 제압하면서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자칫하면 심각한 인명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개성고 이한홍 예체능교육부장은 지난해 학교에서 심각한 안전사고가 발생할 뻔한 일을 회고하면서 “솔직한 마음으로는 학교개방을 안 하고 싶다”고 밝혔다. 지역 정치권이나 부산시교육청이 지역 민원을 이유로 요구하니 개방에 동참해 왔지만 배달 오토바이는 물론 차량들도 수시로 드나들어 학생 안전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학생안전을 위해 수업을 시작하면 정문과 후문을 닫아야 하는데 주민이 수시로 학교에 와서 운동하다 보니 문을 닫지 못한다”며 “최소한 차량 통제라도 해야 하지만 주민 반발이 커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학교 시설을 개방하더라도 수익적인 이득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신경써야 할 일이 많아지면서 교직원들 역시 개방을 꺼리는 분위기다. 현재 월·수·금요일에 체육관을 이용하는 배드민턴동호회가 다른 날도 개방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추가로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 부장은 “학교 개방을 꺼리는 분위기는 학년이 높아질수록, 여학생이 많을수록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다”며 “학교 개방을 요구할 경우 지자체가 안전 관리 요원을 지원하고, 안전사고 책임에서 학교장 및 교사를 제외시키는 등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개성고 체육시설 외부 개방 현황   자료=개성고

재산명

단체명

사용일시

마사운동장

동원축구회

일요일(오전 9~11시), 지역주민(매일 오전 6~8시, 오후 4시30분~7시30분)

인조잔디축구장

백양축구연합회 등 5곳

일요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단체별 2시간씩

인조잔디야구장

부산사회인야구연맹 등 3곳

매주 토요일(오후 1~5시)·일요일(매주 오전 9시~오후 5시)

체육관

백양배드민턴클럽

월·수·금 오후 7시~밤 10시(토·일요일에는 체육관 수시개방)

게이트볼장

대한노인회 부산진구지회

화·목·금 오전 9~12시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50년史 부산항 무대 삼은 아레나, 세계 어디에도 없는 K-팝 명소로
  2. 2이재명 대통령 넘어선 민주당 지지율에 분열 확대
  3. 3연휴 사흘간 32만 ‘부캉이앓이’…다가오는 작별(종합)
  4. 4[도청도설] 부캉이가 띄운 북항
  5. 5“부산관광 뜨는 지금이 적기” 호텔투자 열기 서부산까지
  6. 6분유에 소주 타 먹인 친부…여직원 2년간 추행한 임원
  7. 7‘부캉이’를 市 명예 홍보대사로…온라인 투표 몰표
  8. 8영화숙·재생원 진실규명 공로 손석주 ‘민주시민상’
  9. 9부산시 재정난 겪는데…시유재산 세입관리 부실 투성이
  10. 10한동훈 ‘지뢰폭발’ 대여공세 주도…복당론 선긋는 장동혁과 대립각
  1. 1이재명 대통령 넘어선 민주당 지지율에 분열 확대
  2. 2한동훈 ‘지뢰폭발’ 대여공세 주도…복당론 선긋는 장동혁과 대립각
  3. 3폭풍 SNS, 배우자 외부활동…총선운동 방불케 한 추석행보(종합)
  4. 4與 “민생 더 챙기라는 말 많아” 野 “대선 언제냐며 시민 분노”
  5. 5안보·사법·與 내홍…추석 이어 국감정국 달군다(종합)
  6. 6北포로 송환 공개 논란, DMZ 사고 조사 지연…연휴 일파만파(종합)
  7. 7[2026 국감 브리핑] 김희정 "'대입 원서 접수번호로 경쟁률 유추 가능' 사실로 확인…정부 대책마련해야"
  8. 8연휴 강타한 우크라 포로 송환· DMZ 지뢰사고 늑장조사 논란
  9. 9李대통령, 미국·멕시코 순방 후 귀국…한미회담 등 성과 점검
  10. 10울산 북구·구의회, 노동자 권익 보호 위해 맞손 잡았다
  1. 1150년史 부산항 무대 삼은 아레나, 세계 어디에도 없는 K-팝 명소로
  2. 2“부산관광 뜨는 지금이 적기” 호텔투자 열기 서부산까지
  3. 3K-팝 효과 끝? 관광수지 넉 달만에 적자 전환
  4. 4한화에어로 ‘경력직 가이드라인(특정 학력·나이)’ 논란…“채용과정 개선할 것”(종합)
  5. 5금고 과당경쟁 제동…지역은행 판도 촉각
  6. 6늘어나는 법무수요…부산도시公 사내 변호사 찾기 안간힘
  7. 7“독자 기술이 미래 경쟁력…내년 매출 4100억 목표”
  8. 8세 가지 맛 한 번에…CU 트리플 삼각김밥 가성비 한 끼 호응
  9. 9대출 갈아타라더니…은행 16곳 중 11곳 주담대 ‘금리 역전’
  10. 10CG 없이 대규모 전쟁·액션신 뚝딱…생성형 AI 활용 본격화
  1. 1연휴 사흘간 32만 ‘부캉이앓이’…다가오는 작별(종합)
  2. 2분유에 소주 타 먹인 친부…여직원 2년간 추행한 임원
  3. 3‘부캉이’를 市 명예 홍보대사로…온라인 투표 몰표
  4. 4영화숙·재생원 진실규명 공로 손석주 ‘민주시민상’
  5. 5부산시 재정난 겪는데…시유재산 세입관리 부실 투성이
  6. 6야구 없는 날에도 팬·관광객 북적…도쿄돔 일대는 미니도시
  7. 7금정구의원이라 믿었는데…임대보증금 1년 넘게 안 줘
  8. 8선거때 식사대접 혐의 사하구 체육회장 송치…돈봉투 수사는 무혐의
  9. 9부산지하철노조 쟁의 가결…조정 거쳐 내달 파업 예고
  10. 10양산 춘추공원 재정비…6년 만에 변경안 고시
  1. 1오상욱 끝냈다…펜싱 男 단체 우승…승마 남동헌, 12년 만에 정상 탈환(종합)
  2. 2K-농구 황금시대…남녀 동반 우승, 3대3도 첫 金(종합)
  3. 3이강인·황인범 활용법 찾아라
  4. 4안세영, 세계 5위 가볍게 압도하며 4강행…사상 첫 2연패 도전
  5. 5[속보]강준이, AG 스케이트보드 ‘금빛 트릭’…한국 사상 첫 金
  6. 6높이뛰기 우상혁, 2m22로 동메달
  7. 7우승 타이틀 박탈 위기…맨시티 ‘유죄 판단’보도에도 회장 “결백 입증하겠다”
  8. 8[속보]'약속의 8회’ 한국 야구, 일본 3-1로 꺾고 AG 5연패
  9. 9한국 야구, 일본 꺾고 금메달…아시안게임 5연패 달성
  10. 10남동헌,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금메달
부산 야구장 미래는
야구 없는 날에도 팬·관광객 북적…도쿄돔 일대는 미니도시
부산 야구장 미래는
사직 역사성 있지만 대체구장 부담…북항 돔은 재원 관건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