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줘야할 돈 100억…재정기여 고민

대한축구협회가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국가대표팀 감독을 경질했다.

정몽규(오른쪽)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16일 임원 회의 결과를 발표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오늘 임원 회의에서 어제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내용을 보고 받아 의견을 모았고,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축구대표팀은 지난달 중순부터 카타르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탈락한 뒤 후폭풍을 겪어왔고, 그 중심에 있던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2월 말 부임 후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대표팀을 떠나게 됐다. 선수로는 세계적인 스타였으나 지도자로선 평가가 엇갈린 가운데 한국 대표팀을 맡은 클린스만 감독은 전술적 역량 부족과 잦은 해외 체류 등으로 비판받아왔다. 그럴 때마다 아시안컵 결과로 평가받겠다며 우승 목표를 내세웠지만 손흥민(토트넘) 등을 앞세운 ‘역대급 전력’으로도 4강 탈락에 그쳤다.

특히 조별리그에 이어 두 번째로 만난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에서 ‘유효슈팅 0개’의 졸전을 선보였고 손흥민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중심으로 한 선수 간 내분도 악영향을 미쳤다.

클린스만 감독은 전력강화위에 화상으로 참석해 ‘전술 부재’ 지적엔 동의하지 않고 선수단 불화가 준결승전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전력강화위는 더 이상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시안컵 책임론에 직면했던 정 회장은 대회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국민께 사과드린다. 종합적인 책임은 저와 협회에 있다. 원인에 대한 평가를 자세히 내린 뒤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우선 새 사령탑 선임이 당면 과제다.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홈(21일), 원정(26일) 경기가 이어질 3월 A매치까지는 시간이 촉박해 국내 지도자가 임시로 맡을 것이 유력하다. 정 회장은 “월드컵 예선을 위한 차기 감독 선임 작업을 바로 착수하겠다.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도 선임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클린스만 감독과 코치진에게 줘야 할 돈은 100억 원이라는 추산이 나온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변호사와 상의해야 한다. 제가 회장으로서 재정적으로 기여할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