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련한 신지애 공동2위 선전
- 김효주·유해란도 톱10 진입

‘베테랑’ 신지애(35)가 오랜만의 ‘미국 나들이’에서 메이저 골프대회 준우승을 차지, 여전한 경쟁력을 과시했다.

앨리슨 코푸즈(가운데)가 10일 US여자오픈 골프대회에서 우승한 뒤 부모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신지애는 10일 미국 캘리포이나주 페블비치 골프링크스(파72)에서 열린 제78회 US여자오픈 골프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6언더파 282타를 기록한 신지애는 우승자 앨리슨 코푸즈(미국)에 3타 뒤져 공동 2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 22명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살아있는 전설’ 아쉬운 준우승- 신지애가 10일 US여자오픈 골프대회 최종 라운드 9번 홀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다. AFP 연합뉴스

신지애가 미국에서 열린 대회에 출전한 것은 2019년 US여자오픈(컷 탈락) 이후 4년 만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11승에 빛나는 신지애는 동년배인 최나연 이보미 등이 줄줄이 은퇴를 선언하고 필드를 떠난 상황에서도 전성기 못지 않은 기량을 뽐내고 있다. 2014시즌부터 주 활동무대를 일본으로 옮긴 그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올 시즌에만 2승을 거두는 등 총 28승을 수확했다. 한·미·일 통산 우승 횟수는 64회에 달한다.

선두에 5타 뒤진 5위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신지애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페블비치 코스에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버디를 낚았다. 6번, 8번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선두를 바짝 추격한 신지애는 10번 홀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11번 홀에서 버디로 만회했다. 이어 14번 홀에서 1타를 더 줄인 그는 18번 홀에서도 버디를 낚아 공동 2위로 뛰어 올랐다. 그는 경기 후 “우승하지 못했지만 챔피언이 된 것처럼 기뻤다”며 “지금은 내 세대와 다른 어린 세대들이 뛰고 있다. 후배들에게 많은 영감을 받고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투어 2년 차 코푸즈는 역대 여자골프 대회 최다 상금이 걸린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미국 하와이주에서 태어난 그는 필리핀 출신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선수다. 3라운드까지 선두 하타오카 나사(일본)에 1타 뒤진 2위였던 코푸즈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해 첫 우승을 일궈냈다.

한국 선수 중에는 신지애 외 김효주(공동 6위)와 유해란(8위)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3라운드까지 선두와 3타 차 3위에 올라 역전 우승을 노린 김효주는 이날 2타를 잃어 순위가 밀렸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최강자 박민지는 김세영,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이민지(호주) 등과 공동 13위에 오르는 선전을 펼쳤다.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세계랭킹 1위 고진영은 컷 탈락해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