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발치서 찰칵 “경기 또 열리길”

“손흥민이 여기 왔다며?”

14일 구덕운동장 밖에서 축구 대표팀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시민들. 백창훈 기자

14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A매치 소집 훈련을 진행 중인 부산 구덕운동장은 선수단을 보기 위해 모인 시민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페루전에 대비하여 대표팀의 마지막 훈련이 열린 이날 오전부터 구덕운동장 주변에는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나온 젊은 여성부터 지팡이를 짚은 할아버지까지 다양한 시민이 몰렸다. 이들은 방범 철문 틈새로 선수들을 훔쳐보기 바빴고, 대표팀의 사진 촬영이 거부되자 아쉬운 마음에 선수들이 타고 온 전세 버스라도 찍기 위해 까치발을 했다.

시민의 가장 큰 관심을 보인 선수는 단연 ‘캡틴’ 손흥민(토트넘)이었다. 경기장 주변에 모인 팬들은 너도나도 연신 고개를 돌려가며 손흥민을 찾았고, 한 팬이 “저기 있다”고 소리치자 다른 팬들의 시선은 일제히 그곳으로 향했다.

최모(40·부산 서구) 씨는 “아이들을 유치원에 데려다 주고 왔는데, 유치원 선생님들이 ‘구덕운동장에 가면 손흥민 선수를 볼 수 있다’고 해서 와봤다”며 “아이들은 어제 이미 손흥민 선수를 봤다고 했지만 나는 못 봐서 아쉽다. 서구에서만 7년 동안 살았는데, 대표팀이 이곳까지 온 적은 처음이어서 신기하다”고 말했다.

대표팀을 보기 위해 부산의 다른 지역에서 온 팬들도 꽤 많았다. 안모(20·사하구) 씨는 “축구 광팬이어서 어제도 아침에 버스를 타고 이곳까지 찾아왔다”며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선수를 무척 좋아한다. 다음에도 부산에서 종종 이런 경기가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경희(20·수영구) 씨는 “예전부터 박지성 선수 팬이었는데, 몇 년 전 우연히 박지성 선수 옆에 있는 손흥민 선수를 보고 성격이 너무 좋아 보여 그 뒤로 손 선수에게 빠지게 됐다”며 “멀리서나마 선수단을 보긴 봤는데, 손흥민 선수 외에는 누가 누군지 구분이 안 된다”고 웃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 오후 8시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페루를 상대로 A매치 경기를 치른다. 부산에서 A매치 경기가 열리는 것은 2019년 6월 호주전 이후 4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