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영표·원태인 등 투입 전망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한국 야구 대표팀이 1라운드 첫 상대인 호주와의 경기에서 ‘체인지업 장인’들을 대거 투입할 것으로 점쳐진다.
호주로 건너가 호주 선수들의 전력을 분석하고 돌아온 진갑용 대표팀 배터리 코치는 지난달 29일 미국으로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취재진에 서클 체인지업 그립을 보여주며 “이 구종이 호주전에서 중요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클 체인지업은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유인구다. 대표팀 이강철 감독과 진 코치 등 코치진은 힘 좋은 호주 타자들을 막기 위해서는 체인지업이 효과적이라고 분석했다. WBC 4강 진출에 도전하는 우리 대표팀은 목표 달성을 위해 호주를 무조건 이겨야 한다. 이에 호주와의 본선 1라운드 첫 경기에 체인지업이 주무기인 투수를 모두 투입할 예정이다.
이강철호는 실제 체인지업을 잘 던지는 투수들을 많이 뽑았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KBO리그에서 체인지업 구종 가치 1위는 고영표(KT·사진) 2위가 원태인(삼성) 5위 김윤식(LG) 10위 양현종(KIA)인데, 이들 모두 대표팀에 합류했다. 고영표와 원태인은 체인지업의 구사 비율에서도 각각 전체 1, 2위를 기록했다. 이 부문에서 양현종이 4위, 소형준이 7위다.
물론 스트라이크 존 높게 들어가는 체인지업을 던졌다가 장타를 맞을 위험도 있다. 하지만 체인지업이 낮게 제구되면 땅볼을 유도하기에 좋다. 지난해 땅볼을 뜬공으로 나눈 비율에서 고영표는 리그 평균(1.08)보다 훨씬 높은 1.86으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체인지업과 마찬가지로 땅볼 유도 비율이 높은 스플리터나 포크볼을 주무기로 삼는 투수들도 많이 발탁됐다. 김광현(SSG) 곽빈(두산) 박세웅(롯데)은 스플리터를 많이 구사하고, 구창모(NC)는 포크볼을 잘 던진다. 스플리터와 포크볼은 검지와 세 번째 손가락을 벌려 던지며, 직구처럼 날아오다 홈 플레이트에서 급격히 가라앉는 게 특징이다. 일본 투수의 주 무기이기도 하다. 박세웅은 땅볼 유도 비율이 1.76으로 전체 4위, 소형준은 1.58로 5위다.
10개 구단의 스프링캠프가 막을 올린 가운데 대표팀 ‘땅꾼’ 투수들이 WBC 공인구에 적응해 체인지업의 효용 가치를 얼마나 끌어올리느냐에 따라 첫 경기 성패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