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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4번 타자 눈물을 닦아요” 사직벌 울음바다

롯데 이대호 22년 현역 마감, 사직구장서 은퇴·영구결번식

  •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  |   입력 : 2022-10-09 19:52:30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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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들로 채운 2만2990석 매진
- 구단주 신동빈 회장 직접 격려
- 할머니 회상 고별사 땐 오열

영원한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가 ‘영구결번 10번’을 남기고 화려했던 22년의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한 편의 다큐멘터리 영화 같았던 은퇴식이 열렸던 사직야구장에는 2만3000명의 팬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이대호의 인생 2막을 응원했다.
지난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의 은퇴식에서 이대호가 고별사 도중 눈물을 흘리자 아내 신혜정 씨가 다가와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 전민철 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8일 오후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정규리그 최종전이 끝난 뒤 이대호의 은퇴식과 영구결번식을 열었다.

사직 야구장은 이날 오전부터 이대호의 마지막을 함께 하기 위한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경기시작 3시간 전인 오후 2시15분에는 2만2990석이 모두 매진됐다. 야구장 주변과 중고 장터에서는 일부 팬들이 웃돈을 주고서라도 표를 구하려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야구장에 일찌감치 도착한 이대호는 팬들에게 일일이 사인해주고 사진도 찍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날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이대호는 1회 말 현역 생활 마지막 타점(시즌 101 타점)을 올리며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그리고 팀이 3-2로 앞선 8회 초 고교시절 원래 보직인 투수로 깜짝 등판해 LG 마무리 고우석과 투타 대결을 벌였다. 고우석이 친 안타성 타구를 재빠른 동작으로 잡아내 한 때 3루수로 활동하며 쌓았던 ‘수비요정’의 이미지를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경기 후 감동적인 은퇴식이 1시간가량 열렸다.

이대호의 초등학교 절친인 SSG 랜더스 추신수를 시작으로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 등 동갑내기 야구 스타들이 영상으로 축사를 보냈고 구단주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직접 그라운드에 내려와 ‘10번’이 새겨진 은퇴 커플 반지를 이대호 부부에게 전달했다.

야구인들의 영상 편지 상영 때부터 눈가가 촉촉했던 이대호는 고별사를 읽어가면서 끝내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다. 그는 “오늘 세 살 때 돌아가신 아버지의 기일에 은퇴식을 한다는 게 감회가 새롭고 슬프다”며 “더그아웃에서 보는 사직구장 관중석만큼 멋진 풍경은 없고, 타석에서 들리는 부산 팬의 응원만큼 든든한 소리도 없을 것이다. 그 함성을 들은 이대호만큼 행복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라고 감사 인사를 했다.

또 어릴 때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자신을 길러준 할머니를 떠올리며 “하늘에 계신 할머니, 늘 걱정하시던 손자 대호가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박수받으며 떠납니다. 오늘 가장 생각나고 보고 싶습니다”며 오열했다. 이대호의 눈물에 관중석의 많은 팬들도 눈물을 훔치며 작별을 아쉬워했다.

이대호는 “이제 배트와 글러브 대신 맥주와 치킨을 들고 아이들과 야구장에 오겠다. 여러분이 조선의 4번 타자로 불러주신 이대호, 이제 타석에서 관중석으로 이동한다”며 은퇴사를 마쳤다.

은퇴식 후에는 영구결번식이 열렸다. 롯데 구단 첫 영구결번인 고 최동원의 ‘11번’ 옆에 이대호의 등 번호인 ‘10’번이 붙었다. 최동원의 영구결번 현판이 하늘색 배경에 붉은 글씨인 것과 달리, 이대호의 ‘10번’은 이대호가 평소 좋아하는 붉은색 배경에 흰색 글씨로 장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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