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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프로구단-지역 상생 리스타트 <2> 연고지와 유리되는 프로구단

연고지 선수 안 뽑는 프로구단 … 지역 저변 붕괴 우려

  •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  |   입력 : 2021-10-12 19:45:58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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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 1차 지명 폐지하면서
- 구단 연고지 유망주 육성 무관심
- 롯데 올해도 고교대회 안 열 듯
- 일각선 연고지 옮길까 우려도
- KBO 유소년 육성안 효과 의문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야구에 1차지명 제도가 사라지면서 ‘부산 프랜차이즈 스타’는 당분간 찾아보기 어려울 전망(국제신문 지난 6일 자 1·3면 보도)이다. 그렇지만 롯데 구단은 별다른 유소년 육성 기반을 마련하지도 않거니와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고교 야구대회마저 중단시켜 지역과 거리두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결국 프로구단과 아마추어 스포츠가 공멸할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kt 프로농구단이 떠나기 직전 부산 사직체육관 모습. 이곳은 이제 WKBL BNK 썸이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국제신문DB
■출범 40년 지역 유소년 육성 무관심

KBO(한국프로야구)는 내년부터 1차지명을 폐지하고 전면 드래프트제를 도입한다. 각 구단이 지역 연고지 유망주를 육성할 이유가 완전히 사라진 셈이다. KBO는 이에 대응해 직접 시속 150㎞의 빠른 공을 던지는 대형 투수와 거포 엘리트를 집중 육성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엘리트 유망주 선수들의 체계적인 훈련 및 국가대표 훈련 등이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종합야구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그렇지만 관련 시설을 각 지역에 둘지, 아니면 수도권에서 운영할지 등은 미지수다. KBO 관계자는 “청사진 정도만 나왔을 뿐 언제, 어느 정도의 규모로 프로젝트를 시행할지도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운영 효율을 빙자해 수도권에만 관련 시설을 둘 경우 지역 스포츠는 뿌리부터 잘리고 만다.

전문가들은 엘리트 즉, 소수 학생만 골라 육성한다는 KBO의 방침에 의구심을 나타낸다. 익명을 원하는 한 야구계 지도자는 “1차지명은 물론 1라운드에서 뽑아 4억, 5억 원을 주고 계약한 신인 선수도 성공은커녕 1군 무대에서 자리 잡지 못하고 2군에서 머물다 소리소문없이 은퇴하는 게 다반사”라며 “어린 선수를 놓고 거포 혹은 강속구 투수로 성장하리라고 확신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추신수나 이대호는 고교 때까지 투수 유망주였다”고 지적했다. 한국프로농구(KBL)가 소수 유망주를 육성하는 ‘소아청소년 성장도표 기준 연령대별 상위 1% 이상’의 장신자를 선정, 3년간 훈련용품 및 의료비 등 기량 발전에 필요한 경제적 지원을 하는 ‘장신자 발굴 프로그램’도 기대한 결과를 거두지 못하고 한 차례 폐지됐다.

각 프로구단이 연고지 선수에 점차 관심을 거두고, KBO도 유소년 육성에 손을 놓는 사이 한국 야구의 국제 경쟁력은 유소년부터 흔들린 지 오래다. 고교·대학·프로 2군 선수들로 구성된 한국 야구대표팀은 지난달 멕시코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23세 이하(U-23) 세계선수권대회 예선에서 네덜란드에만 승리를 거두고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파나마 콜롬비아에 모두 지는 처참한 성적을 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관계자는 “고교·대학 투수들의 수준이 국제무대에서 통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어린 선수들의 기량 하락은 리그 흥행에도 악재다.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야구는 경기력이 저하되면 홈런은 줄고 사사구는 늘어 보는 재미도 급감한다.

■부산 메이저 대회 롯데기도 중단

1차지명 폐지를 전후로 롯데 자이언츠는 지역에서 치르는 아마추어 야구대회마저 중단시켜 연고지와의 관계가 더 느슨해지고 있다. 롯데 구단은 코로나19를 이유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교생들이 기량을 펼칠 롯데기 고교야구대회를 열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프로야구리그를 설계하고 출범시킨 후 초대 사무총장(1981년 12월~1991년 2월)을 지낸 이용일 전 KBO 총재 직무대행이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리그 출범 당시 신격호 전 롯데그룹 회장이 서울 연고를 조건으로 프로야구에 참여하려다 MBC가 야구단을 창단하는 바람에 부산을 연고지로 대신해 팀을 창단했다”는 뒷이야기를 알려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이러다가 롯데가 수도권으로 연고지를 옮기거나 부산-서울을 함께 연고지로 쓰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부산시야구소프트볼협회 정신 회장은 “전국체전은 물론 각종 야구대회가 열리고, 롯데 구단도 유관중 상태에서 홈 경기를 하는데도 코로나19를 핑계로 롯데기 대회를 열지 않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며 “롯데 구단과 지역과의 연결 고리가 점점 헐거워져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시가 나서서 유소년 선수 육성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도 이어나갔다. 그는 “프로스포츠를 활성화하려면 지역 유소년이 스타플레이어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줘야 한다”며 “결국은 부산시가 나서야 하지만 구덕운동장(야구장)이 사라진 후 제대로 경기를 치를 만한 잔디 구장조차 없는 게 현실이다. 기장에 좋은 구장이 있지만, 기장군 시설이라 사용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

※이 기획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획취재지원사업으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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