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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4위인데…박수 받은 여자 배구, 야유 받은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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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이 8일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세르비아와의 동메달결정전이 끝난 뒤 손뼉을 치며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지난 7일 도쿄올림픽 야구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결정전에서 8회초 동점을 허용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는 오승환. 연합뉴스
- 배구 3·4위전 세르비아에 0-3 패
- 日 꺾고 8강 진출, 亞 유일 4강행
- 김연경 경기 후 국대 은퇴 시사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은 8일 오전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동메달결정전에서 세르비아에 세트 스코어 0 대 3(18-25 15-25 15-25)으로 졌다. 한국은 1976년 몬트리올 대회에서 첫 메달(동메달)을 수확한 지 45년 만에 역대 두 번째 메달을 얻으려 온몸을 내던졌지만, 티야나 보스코비치를 내세운 세르비아의 맹공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보스코비치는 이번 대회에서 192득점을 퍼부어 기록면에서 2위 김연경(136득점)을 압도한 여자배구 세계 최고의 공격수다. 세르비아 역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강팀이다.

전력만 놓고 보면 당연한 결과지만, ‘김연경과 황금세대’가 절묘한 호흡을 이루며 하나 된 모습을 보이는 마지막 경기라 진한 아쉬움이 남는 한판이었다. 경기 후 김연경(33·중국 상하이) 역시 “아쉽다. 오늘 경기가 국가대표로 뛰는 마지막 경기였다”며 “우리 자신도 이렇게까지 잘하리라고 생각지 못했다. 경기에 관해선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출전국 중 아시아 국가로는 유일하게 4강에 올랐다. 이번 대회 초기 목표였던 ‘8강 진출’도 초과 달성했다. 한국은 브라질 세르비아 도미니카공화국 케냐 일본과 함께 A조에서 경쟁했다. 1승도 거두기 힘든 강호들이었지만 케냐 도미니카공화국 일본을 차례로 누르고 8강 진출을 확정했다. 지난달 31일 한일전은 여자배구 사상 손에 꼽을 만한 명승부였다. 한국은 5세트 매치포인트를 내준 12 대 14 상황에서 내리 4점을 따내며 16 대 14로 경기를 뒤집었다. 

8강에서 만난 세계랭킹 4위 터키를 이긴 것은 이변이었다. 한국 선수들은 코트 위로 온몸을 내던지다시피 하며 간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해 5세트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였고, 김연경이 끝내기 득점에 성공하며 4강 신화를 이뤘다. 김연경이 갈라진 목소리로 동료를 다독이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그는 당시 경기를 마친 후 “소리를 지르지 않으면 플레이가 잘 나오지 않기 때문에 목에 피가 나도록 뛰었다”고 설명했다.

준결승에 오른 한국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0 대 3 패배를 안겨줬던 브라질을 만나 또 한 번 0 대 3으로 패하며 3·4위 결정전으로 밀려났지만, 팬들은 그간 최선을 다한 한국 여자 배구에 “졌지만 잘 싸웠다”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야구 도미니카에 6-10 완패
- 무기력·무성의 3승 4패 수모
- 김진욱 등 가능성 확인은 성과

한국 야구 대표팀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 4위로 대회를 마쳤다. 국민은 ‘그래도 잘한 4위’가 아닌 ‘요코하마 참사’로 두고두고 기억할 판이다. 대표팀은 6개 팀 중 4위로 3승 4패 5할 승률도 기록하지 못했다. 일본은 물론 전원 마이너리거로 꾸려진 미국, 변변한 프로야구 리그도 없는 도미니카공화국에도 패했다. 직전 대회인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9전 9승과 비교하면 매우 초라한 성적표다. ‘우리들만의 리그’에 안주하며 실력을 키우는 데는 소홀했던 탓으로 분석된다.

‘방역 스캔들’로 대회를 불과 며칠 앞두고 엔트리가 급하게 바뀌는 등 대표팀은 출발부터 삐걱댔다. 경기력도 좋지 못했다. 한국은 전원 마이너리거로 팀을 꾸린 미국과의 예선 2차전에서는 2 대 4로 패해 B조 2위로 녹아웃 스테이지를 시작했다. 도미니카공화국에 4 대 3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거두고, 이스라엘을 11 대 1 7회 콜드게임으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할 때만 해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전력을 다해야 하는 승부처에서 거듭해서 패했다. 일본과의 승자 준결승에서 2 대 5, 패자 준결승에서는 미국에 2 대 7, 동메달이 걸린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는 6 대 10으로 완패했다.

타격이 아쉬웠다. 박해민(삼성 라이온즈),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김현수 오지환(이상 LG 트윈스), 허경민(두산 베어스) 정도만 제 몫을 할 뿐이었다. 이대호(롯데 자이언츠)나 이승엽(은퇴)처럼 생소한 투수의 공이라도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고비 때 한방을 터뜨려 줄 ‘클러치 히터’는 없었다. 동메달결정전에서 역전을 당했을 때 강백호(kt 위즈)가 무심하게 껌을 질겅질겅 씹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기는 등 대표팀의 무성의한 태도도 질타를 받았다.

‘역대 최약체’ 전력이라 평가받았지만 그나마 투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 던진 덕에 3승이라도 건졌다. 좌완 신인 이의리(KIA 타이거즈)와 김진욱(롯데)이 차세대 대표팀 에이스와 마무리의 가능성을 보여준 건 큰 소득이다. 이의리는 지난 5일 미국과의 패자 준결승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9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는 등 활약했다. 김진욱은 이번 대회 4경기에 구원투수로 나와 2⅔이닝 동안 실점은 물론 피안타조차 1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고영표(kt) 박세웅(롯데) 등도 호투하면서 제 몫을 다했다.  권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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