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팅수 12-2개 압도적 공격에도
- ‘선수비 후역습’ 전략 말려 고전
- 첫판부터 꼬여 8강진출 빨간불

2020 도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의 첫 경기로 치러진 ‘김학범호’가 대회 첫 패배를 안겼다.

	22일 일본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1차전 경기에서 패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아쉬움에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22일 일본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0 대 1로 충격패했다. 일방적인 공격을 퍼부었지만 FIFA 랭킹 122위, B조 최약체로 분류되는 뉴질랜드에 덜미를 잡히면서 9년 전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넘어서는 역대 최고의 성적을 내겠다는 목표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한국은 황의조(보르도)를 원톱으로 내세우고 권창훈(수원) 이강인(발렌시아) 엄원상(광주)이 뒤를 받치는 4-2-3-1 포메이션으로, 5-4-1이라는 극단적인 수비 위주의 뉴질랜드에 맞섰다. 전·후반 전체적으로 경기를 주도하면서도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고, 오히려 ‘선수비 후역습’ 전략에 말려들면서 1골을 내주면서 무릎을 꿇었다.

전반 26분 이강인의 프리킥을 권창훈이 골지역 정면에서 머리로 방향을 바꿨지만 불발됐고, 41분 황의조의 헤더가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처럼 전반이 공격 우위 속에서도 소득 없이 끝나자 김 감독은 후반 13분 이강인 권창훈 엄원상을 빼고 이동경(울산) 이동준(울산) 송민규(전북)를 교체투입, 공격라인에 변화를 꾀했다. 후반 22분 이동준으로부터 빠른 패스를 넘겨받은 이동경이 페널티아크 왼쪽에서 ‘대포알’ 왼발슛을 때렸지만 수비수 발에 걸려 결정적 기회를 날렸다.

오히려 후반 25분 뉴질랜드의 ‘와일드카드’ 원톱 스트라이커 크리스 우드에게 결승골을 허용했다. 우드는 문전 혼전 상황에서 흘러나온 볼을 골지역 왼쪽에서 잡아 자신의 첫 슈팅을 골로 연결했다. 이 골에 대해 애초 부심은 오프사이드로 판단했으나 비디오판독(VAR) 결과 득점으로 인정됐다. 이후에도 한국은 거센 공격을 계속했지만 뉴질랜드 골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한국은 볼 점유율 63%, 슈팅 12개로 각각 37%, 2개에 불과한 뉴질랜드를 크게 앞섰으나 유효슈팅은 단 2개에 불과했을 정도로 결정력이 부족했다. 이 유효슈팅 2개마저도 와일드카드인 황의조가 기록한 것이었다. 반면 뉴질랜드는 이날 나온 단 하나의 유효슈팅을 골로 연결하며 생산적인 축구를 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패하면서 8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남은 2경기(25일 루마니아, 28일 온두라스)를 치러야 한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실망스러운 경기 보여드려서 죄송하다. 상쾌하게 좋은 기분 드리려고 했는데 우리가 그 제물이 됐다”며 “앞으로 두 경기 더 남았다. 두 경기를 잘 준비하면 8강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질랜드는 3번째 올림픽(2008년·2012년·2020년) 본선 무대에서 한국을 잡고 사상 첫 승리를 따냈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